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20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2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176
641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61
640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강민경 2019.10.11 104
639 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26 89
638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21
637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2
636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40
635 달빛 사랑 하늘호수 2016.01.20 128
634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77
633 닭들은 식물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8.30 92
632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55
631 담쟁이 그녀/강민경 강민경 2018.09.10 123
630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77
629 담쟁이의 겨울 강민경 2016.02.08 139
628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12
627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03 85
626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30
625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1
624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강민경 2015.08.29 232
623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file 오연희 2016.02.05 351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