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0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06
719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06
718 풍성한 불경기 강민경 2015.04.10 205
717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1 205
716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05
715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204
714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4
713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04
712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04
711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03
710 나를 먼저 보내며 강민경 2018.10.21 203
709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3
708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707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02
706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01
705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01
704 단추를 채우다가 강민경 2016.12.18 201
»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201
702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1
701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1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