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4 14:56

황혼에 핀꽃

조회 수 15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에 피는 꽃/강민경                           

 

 

조금 일찍 가을을 맞았더라면

어떤 모양의 황혼 꽃을 피웠을까

 

언제나 둘이 손 꼭 잡고 정답던

그이와 나의 눈에 뛰어든

28층에 사시는 팔순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늘도 현관문 앞 의자에 몸 기대고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가까이 다가가서 귀 기울여봐도 들을 수는 없지만

멈추지 않는 저 정겨움

속살이 보이도록 곱게 빚어 내린

하얀 머리카락이 활짝 핀 수국 같습니다

 

그들의 눈 잣대에도

두 손 꼭 잡고 들고 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던지

언제부터인가 한쪽 눈 찡긋

엄지손 가락 치켜세우며 최고라는  

어린아이 같은, 순정 어린 사랑의 인사말

어느새 가깝고 훈훈한 이웃사촌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표현으로도

뜨끈뜨끈한 정 나누며 즐겁게 사는 우리 부부도

저들처럼 나이 구별 없이 아름다워 보일까!

황혼에 피는 인화(人和) 한 폭

일상의 청량(淸凉)한 아침 햇살입니다

 

   *인화(人和):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서로 화합함.

   *청량(淸凉): (소리가) 맑고 깨끗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6 드레스 폼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1.16 170
385 둘만을 위한 하루를 살자꾸나! / 김원각 泌縡 2020.06.03 107
384 두루미(鶴)의 구애(求愛) / 김원각 泌縡 2020.10.10 82
383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84
382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206
381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6
380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4
379 동양자수 장미꽃 / 성백군 3 하늘호수 2021.08.03 98
378 동심을 찾다 / 김원각 泌縡 2020.10.03 112
377 동네에 불이 났소 1 file 유진왕 2021.08.12 105
376 돌아온 탕자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23 72
375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4
374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8 113
373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5
372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89
371 도미를 구워야 것다 1 file 유진왕 2021.08.04 104
370 덫/강민경 강민경 2018.11.23 111
369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강민경 2019.07.24 217
368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94
367 대낮 하현달이 강민경 2020.05.22 181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