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3 13:03

배설 / 성백군

조회 수 1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설 / 성백군

 

 

아파트 게시판에 절수공고가 나붙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둘러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아직 변 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짐 싸 들고 집을 나왔다

 

노숙자들이 유독

화장실 주변으로 많이 모여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차피 노숙이니

먹고 자는 것이야 아무 데나 상관없지만

싸는 곳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멀쩡한 땅바닥이 갈라져 도시 건물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 태평양 가운데서 섬이 되고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거가 거부된 스티로폼, 폐비닐이 장바닥에서 데모하고

성장에만 취해 대책 없이 앞으로만 달리다가 퇴로마저 끊겨

길바닥에서 헤매는 우리네 삶

 

배설이 중요하다

먹어야 살지만 싸지 못하면 죽는다

오래 참다가  뒤로 터진,

이 쾌변! 오늘 저녁밥은 뚝딱.

조국도, 지구촌 여기 저기 그늘진 곳마다

막혔던 숨통이 터졌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4 꽃에 빚지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19 152
423 아프리카엔 흑인이 없더이다 1 file 유진왕 2022.06.05 152
422 건널목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6.14 152
421 시월애가(愛歌) 윤혜석 2013.11.01 151
420 5월의 기운 하늘호수 2016.05.28 151
419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151
418 고백 (6) 작은나무 2019.03.14 151
417 터널 강민경 2019.05.11 151
416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泌縡 2020.04.01 151
415 낙과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24 151
414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51
413 8월은 성백군 2014.08.11 150
412 이를 어쩌겠느냐마는/강민경 강민경 2019.01.01 150
411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25 150
410 개망초 꽃이 나에게 강민경 2019.10.22 150
409 부부는 밥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1.11 150
408 봄비.2 1 정용진 2015.03.07 149
407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정용진 2015.03.07 149
406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9.06.26 149
405 엿 같은 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0 149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