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61 추천 수 2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81 | 시 | 신록의 축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04 | 5 |
980 | 시 |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8 | 10 |
979 | 시 | 그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22 | 16 |
978 | 시 |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05 | 18 |
977 | 시 |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14 | 28 |
976 | 시 |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02 | 32 |
975 | 시 | 고난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16 | 35 |
974 | 시 | 돌아온 탕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23 | 37 |
973 | 시 | 낙엽의 은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7 | 39 |
972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40 |
971 | 시 | 밀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0 | 40 |
970 | 시 | 꽃들의 봄 마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12 | 43 |
969 | 시 | 새싹의 인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09 | 43 |
968 | 시 |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0.19 | 46 |
967 | 시 | 2024년을 맞이하며 | tirs | 2024.01.02 | 49 |
966 | 시 | 나목의 열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13 | 49 |
965 | 시 | 누가 너더러 1 | 유진왕 | 2021.08.15 | 50 |
964 | 시 | 봄 그늘 | 하늘호수 | 2018.03.21 | 52 |
963 | 시 | 참회 1 | 유진왕 | 2021.07.22 | 53 |
962 | 시 | 개 목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5.07 | 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