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참다 참다 못 해
꽃봉이 터졌다
검은 가지 위 쌓인 눈 헤치고
빨간 입술을 내밀었다
사춘기 소녀의 유두 같은 것
햇볕은 탐하지 말라
바람아 못 본 채 해라.
두고 떠나가야 하는 눈(雪)은
제풀에 눈물짓는다.
참지 조금만 더 참지
임 바라기에 환장한 것 같이.
벌 나비는 입질도 않는데
어쩌자고 속내를 다 드러냈나
눈물 속에서 얼음 깨물고도
잎 벌린 거부할 수 없는 삶
봄맞이 앞장서서
할미꽃진달래유채꽃산수유개나리벚꽃
줄줄이 오는 길 다 터 놓았으니
내 백발도 검어지려나, 나도
신방 한 번 더 차려도
되겠니?
582 - 02192014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963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09 |
| 962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14 |
| 961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262 |
| 960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39 |
| 959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09 |
| 958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4 |
| 957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63 |
| 956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6 |
| 955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2 |
| 954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79 |
| 953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85 |
| 952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42 |
| 951 | 시 |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 강민경 | 2014.02.25 | 237 |
| 950 | 시 | 길동무 | 성백군 | 2014.03.15 | 194 |
| 949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75 |
| » | 시 | 설중매(雪中梅) | 성백군 | 2014.03.15 | 199 |
| 947 | 시 | 봄 날 | 이일영 | 2014.03.21 | 195 |
| 946 | 시 | 회귀(回歸) | 성백군 | 2014.03.25 | 214 |
| 945 | 시 |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 이승욱 | 2014.03.26 | 697 |
| 944 | 시 | 지상에 내려온 별 | 강민경 | 2014.04.03 | 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