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 / 강민경
끝없는 길에
바람 타고 내리는 아기배나무 꽃잎들이
봄 나비 떼의 춤사위 같다
그냥 떨어져 내리는 춤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훈훈한 봄 축제임이 틀림없어서
소용돌이치며 낙화하는 꽃잎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기배
첫 열매적 저를 지워내며 기껍다
첫 아이적 상처를 지워 보겠다고
이번에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던 딸아이
산모도, 아기도, 위험해져서
사경을 헤매다 생(生)과 사(死)의 수술 준비 시간
배를 가르는데 1분
세상을 맞이하는데 1분
단 2분인데 요단강을 건너온 것처럼
고통의 봄 뒤 활짝 웃는 탄생의 기쁨
저 꽃들과 제 소명 이루려고 온몸 사르는
아기배의 바램까지, 그렇게 많이
제 뼈를 깎으면서도 좋은 것을!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2 |
83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47 |
82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59 |
81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192 |
80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204 |
79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314 |
78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63 |
77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65 |
76 | 시 | 외로운 가로등 | 강민경 | 2014.08.23 | 459 |
75 | 시 | 그리움이 쌓여 | dong heung bae | 2014.08.22 | 237 |
74 | 시 | 8월은 | 성백군 | 2014.08.11 | 150 |
73 | 시 | 진짜 촛불 | 강민경 | 2014.08.11 | 171 |
72 | 시 | 저 하늘이 수상하다 | 성백군 | 2014.08.07 | 277 |
71 | 시 | 너를 보면 | 강민경 | 2014.07.28 | 319 |
70 | 시 | 오디 | 성백군 | 2014.07.24 | 256 |
69 | 시 | 새들은 의리가 있다 | 강민경 | 2014.07.21 | 282 |
68 | 시 | 7월의 향기 | 강민경 | 2014.07.15 | 312 |
67 | 시 | 그래서, 꽃입니다 | 성백군 | 2014.07.11 | 205 |
66 | 시 | 찔래꽃 향기 | 성백군 | 2014.07.11 | 518 |
65 | 시 | 방파제 | 강민경 | 2014.07.08 | 2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