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0 18:12

가을 밤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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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송이 / 성백군


가시로도
세월은 못 막는지
몸에 금이 갔습니다

누가 알았습니까?
몸이 찢어지면
죽는 줄 알았는데---,
알밤 세 개가 머리를 맞대고 있네요

햇볕이 탐하고, 바람이 흔들고
다람쥐가 입맛을 다시는 줄 알지만
힘이 부친 밤송이, 더는
알밤을 지켜 내지 못하고
한 번 벌린 입 다물지도 못하고

땅 위에 떨어져 뒹굽니다
이제는, 가시 대신
제 자식 발자국 따라가며
세상을 살피느라 귀가 되었습니다

    629 - 09242014


  1. 시간은 내 연인

  2. 종신(終身)

  3. 바람의 독도법

  4.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5. 그늘의 탈출

  6. 가을 밤송이

  7. 내가 세상의 문이다

  8.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9. 가을비

  10. 숙면(熟眠)

  11. 10월의 제단(祭檀)

  12. 얼룩의 소리

  13. 어둠 속 날선 빛

  14. 엉뚱한 가족

  15. 촛불

  16. 일상은 아름다워

  17. 별 하나 받았다고

  18. 12월의 결단

  19. 담쟁이에 길을 묻다

  20. 슬픈 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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