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3 16:00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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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늦가을 비가

다녀간 거리를 걷습니다

땅 위에 떨어져 흩어지며 뒹구는 낙엽들

밟아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아플 텐데

매정한 세월입니다

, 여름, 가을을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는 좀 쉬면서 대우를 받을 만한데……,

잔가지에 맺힌 나목의 눈물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이제 나도 나이 많아

아들네 딸네 집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받습니다만

그게 마냥 일 수는 없지 아니합니까?

언젠가는 나잇값을 해야겠지요

 

바람이 붑니다

거리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낙엽과 나목의 이별을 바라보는

내 마음, 겨울 문턱에서

들썩거리며 글썽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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