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감사를 / 성백군
베란다 난간에
성탄절 라이팅을 설치했더니
어둠이 모여들어 작은 전구들이 신이 났습니다
반짝반짝
다들 반기지만
나와 눈 맞추는 것들은 더욱 가까워지고
돌아앉은 것들은 저절로 멀어지더이다
내 삶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지만
아직, 남아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나, 둘, 밤 깊어 자정이 넘었습니다
아무도 보는 이 없을 텐데
괜히 전기세만 올리나 싶다가도
전원을 내리면 어둠이 서러워할 것 같아
아침 해 뜨기까지는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밤새도록 수고한 전구들이
아침 햇빛에 바래어져 힘없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보지 않도록
작은 불빛을 지켜주신 어둠에 감사를 드립니다
1180 – 11132021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65 | 시 | 그거면 되는데 1 | 유진왕 | 2021.07.20 | 217 |
| 264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18 |
| 263 | 시 | 알러지 | 박성춘 | 2015.05.14 | 218 |
| 262 | 시 | 환생 | 강민경 | 2015.11.21 | 218 |
| 261 | 시 | 가을 퇴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0.19 | 218 |
| 260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19 |
| 259 | 시 |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 오연희 | 2016.07.08 | 219 |
| 258 | 시 |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2.08 | 220 |
| 257 | 시 |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 강민경 | 2016.01.26 | 221 |
| 256 | 시 | 노숙자의 봄 바다 | 강민경 | 2018.04.11 | 221 |
| 255 | 시 | 그만큼만 | 작은나무 | 2019.05.15 | 221 |
| 254 | 시 | 금단의 열매 1 | 유진왕 | 2021.07.25 | 221 |
| 253 | 시 | 입춘(立春) | 하늘호수 | 2017.02.15 | 222 |
| 252 | 시 | 들꽃 선생님 | 하늘호수 | 2016.09.07 | 222 |
| 251 | 시 | 상현달 | 강민경 | 2017.11.20 | 222 |
| 250 | 시 | 듣고 보니 갠찮다 | 강민경 | 2019.04.10 | 222 |
| 249 | 시 | 정용진 시인의 한시 | 정용진 | 2019.05.17 | 222 |
| 248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23 |
| 247 | 시 | 밤비 | 하늘호수 | 2016.06.10 | 223 |
| 246 | 시 | 낯 선 승객 | 박성춘 | 2015.06.15 | 223 |
밤새도록 수고한 전구들이
아침 햇빛에 바래어져 힘없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보지 않도록
작은 불빛을 지켜주신 어둠에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