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1.04.05 14:09

뼈마디들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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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마디들.jpg

 

뼈마디들 / 천숙녀

 

뼛속 깊이 파고드는 냉기를 밀어내며

시간의 레일 위를 쉼 없이 달려왔다

밤마다 푯대를 찾는 애절함 만나면서

너른 바다 품속이 간절히 필요한 때

앞치마 눈빛 속에 평온의 뜰 펼쳐들고

혹한을 견뎌낸 땅거죽 촉 하나를 틔웠다

어둠을 오르던 걸음 구리 빛 근육 불끈 세워

북적대는 세상 속 움츠린 희망 건져 올린

주름진 뼈마디들의 애쓴 문양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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