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뜨는 / 천숙녀
아등바등 걸어 온 길, 돌아보니 일탈逸脫이야
오기와 과욕 가슴에 품고 발바닥 닿도록 누볐을까
여태껏
아랫도리 감싸 줄
옷 한 벌 장만하지 못했는데
해지는 서창 하늘엔 노을이 붉다
비바람에 할퀸 자국 흥건히 고인 땀내
맨 땅 위
공허로 쳐질
파도 짓 수채화여
세차게 불어 온 폭풍 잠들 날 있을까
햇살 나붓이 반겨 으깨진 상처 쓰담아주는
하늘에
마른 하늘에서도
일곱 빛깔 무지개 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