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2.02.18 13:15

무지개 뜨는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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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뜨는 / 천숙녀

아등바등 걸어 온 길, 돌아보니 일탈逸脫이야

오기와 과욕 가슴에 품고 발바닥 닿도록 누볐을까

여태껏

아랫도리 감싸 줄

옷 한 벌 장만하지 못했는데

해지는 서창 하늘엔 노을이 붉다

비바람에 할퀸 자국 흥건히 고인 땀내

맨 땅 위

공허로 쳐질

파도 짓 수채화여

세차게 불어 온 폭풍 잠들 날 있을까

햇살 나붓이 반겨 으깨진 상처 쓰담아주는

하늘에

마른 하늘에서도

일곱 빛깔 무지개 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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