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0 23:44

코스모스 날리기

조회 수 330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코스모스 날리기


코스모스 잎파리를 따다가 프로펠라 비행기로 날려보냅니다
이빠진 잎파리가 맥없이 떨어질 참이면 바람을 나무라고
조금 멀리라도 갈 적이면 좋아라 신작로를 훌쩍 넘어 달리곤 합니다
날개 짓보다 더 한 비상을 꿈꿨던 작은 아이의 손짓에는
아직도 그 꽃가루가 묻어납니다.
세월만큼 이만치 먼길을 달려왔건만 그 길에서 만난 코스모스는
그 때나 지금이나 그 높이 그대로 낮은 치마 주름모양 접어두었던 잎파리를 활짝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초가을 따가운 햇살을 듬뿍 받고 자라난 코스모스는
아이의 키보다 넘치지 않는 작은 어깨로 나란히 작은 바람에도 아랑곳 않는 어깨 짓으로 그 길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 그 키 높이를 잊고 살겠지만
코스모스는 다 자라서도 그 키를 벗어날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 아이가 자라서 훌쩍 커버린 세상만큼 낯이 설어도
코스모스는 다시 아이가 되어 돌아온 그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코스모스를 따다 날려봅니다
아이보다 더 커버린 세상을 향해 더한 날개 짓으로도
움쩍이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낮은 키로 한가득 자라나서 그 작은 몸으로 오독히 선 친구같은 오랜 기억으로 세상을 불러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49 6월의 언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16 797
2148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61
2147 7 월 강민경 2007.07.25 187
2146 7월의 감정 하늘호수 2016.07.22 154
2145 7월의 꽃/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7.26 116
2144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85
2143 7월의 숲 하늘호수 2015.07.22 374
2142 7월의 유행가 강민경 2015.07.28 250
2141 7월의 향기 강민경 2014.07.15 312
2140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5
2139 8월은 성백군 2014.08.11 150
2138 8월의 나비와 저녁노을이 강민경 2013.08.22 262
2137 91. 한국 전북 변산반도 책마을 김우영 2011.01.12 806
2136 9월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9.10 103
2135 9월이 강민경 2015.09.15 122
2134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27
2133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95
2132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3.10 161
2131 시조 DMZ 비무장 지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1 104
2130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9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