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1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206
1010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6
1009 시조 말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4.02 206
1008 인사(Greeting)의 중요성 박성춘 2012.04.19 207
1007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207
1006 불타는 물기둥 강민경 2015.08.03 207
1005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07
1004 수필 5월을 맞으며 son,yongsang 2016.05.05 207
1003 화장 하던날 1 young kim 2021.02.11 207
1002 시조 곡비哭婢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5 207
1001 눈으로 말하는 사람 김사빈 2007.04.03 208
1000 첫눈 (부제: 겨울 나그네) 강민경 2008.04.06 208
999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08
998 사랑의 미로/강민경 강민경 2019.01.07 208
997 귀중한 것들 / 김원각 2 泌縡 2021.03.07 208
996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9
995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9
994 암벽을 타다 박성춘 2007.10.14 209
993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4.10 209
992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9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