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녘 건너 - 김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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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가는 동안
때로는 잊기도
빛 바래기도
사라지기도 하고
더러는 아픈 흔적으로 남기도 한다
깊이 뿌리내린 관계의 나무에는
봄이 오면 애쓰지 않아도 언제나 새싹이 돋아
빈번하게 왕래의 길을 오르내리지
씨 뿌리는 수고를 거처
해거름 해서 인연의 샘은 정(情)을 퍼 올린다
바람이 추운 계절
아랫목에 혼자 앉아
오래 묵었던 기억들을 꺼내어보노라면
김 오르는 고마운 순간들 떼 자어 문안한다
사는 게
같이 흘러가는 것
바람과 구름,
해질녘이나 어스름 달밤
길고 먼 강, 휘돌아 저쪽 이편 사이
흘러
목숨 다리 하나 여기
세월을 지탱하는
깊은 뿌리, 마음의 길
5-11-2017
어버니 날 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