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 김영교
가진 것이라곤
나약한 흔들림의 몸짓 한 가닥
바람 한 입김에도 비틀거리는
여린 목숨
약속 하나 분명 기억하고 있다
태워 밝히려는 아픔으로
빛 심지가 일어서면
녹아 가시(可視)의 세상
여기
갈한 깜빡임은
초심(初心)을 사명답게 밝혀
절정 한 모금의 헌화(獻火)
그 아래
묵시의 트임이 열린다
사라지는 저 두꺼운 각질 어둠
외줄기 소통의 밝음이
세상을 건진다
세상에 있는 나도 건져진다
촛불은, 아버지 모습
지금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12-10-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