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추인
문을 나서면 문득
지도보다 먼저
길이 내 곁으로 다가서며
너 어디 갈래? 묻는다
못 들은 척 호주머니나 뒤적뒤적 딴청이면
그래 그래 그래
길이 그냥 길을 내준다
슬픈 날은 슬픔 쪽으로
쓸쓸한 날은 길도 안 난 산기슭
아직 읽어내지 못한 내 이승의 끄트머릴
힐끗 보여주기도 하면서
억새바람뒤로 희끄므레 돌아도 가면서
그래 그래 그래
끄덕이며 길을 내준다
수신된 메시지 하나 없이
억수 쏟아지고 사무치는 날
문 밖에 서면
너 어디 갈래? 묻지도 않고
젖은 골목길이 추적추적 따라온다
구부정 한 그의 어깨도 흐림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70 | 코끼리와 기린 | 김영교 | 2005.01.07 | 106 |
369 | 여름다워서 아름다운 계절 | 김영교 | 2006.06.30 | 106 |
368 | 웃음10계명 | 김영교 | 2005.05.13 | 106 |
367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칙 | 데일 카네기 | 2005.09.09 | 106 |
366 | 그리움으로 | 김영교 | 2005.10.29 | 106 |
365 | 어떤 멋진 신사 | 김영교 | 2007.07.07 | 106 |
364 | integrity/Buffet | 김영교 | 2007.11.07 | 106 |
363 | 연하장의 설경 by 김영교 | 김영교 | 2005.12.17 | 107 |
362 | 재혼 이야기 | 김영교 | 2006.01.27 | 107 |
361 | 흘러서 내게 온것 | 김영교 | 2007.02.04 | 107 |
360 | 꽃동네* 이야기 | 김영교 | 2007.06.12 | 107 |
359 | 플러턴의 단풍 | 김영교 | 2007.10.09 | 107 |
358 | 친구의 3번째 시집을 축하며 | 김영교 | 2007.11.02 | 107 |
357 |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 | 김영교 | 2009.05.24 | 107 |
356 | 인생의 원근법 | 김영교 | 2003.12.13 | 108 |
355 | 성경(3월 마음의 양식) | 김영교 | 2004.12.20 | 108 |
354 | 문우생일까지 챙기고 글은 언제쓰시나? | 갸우뚱여사 | 2005.12.18 | 108 |
» | 길 | 김영교 | 2007.06.28 | 108 |
352 | 아빠의 팔 | 김영교 | 2005.05.27 | 109 |
351 | 때에 따라 숙일줄도... | 김영교 | 2007.02.23 |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