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수필 - 노 모아 마가리타 (No more margarita) / 김영교
2017.02.26 13:19
노 모아 마가리타 (No more margarita) - 김영교
아버지날 초대 저녁식사 장소는 파사데나에서 역사가 제일 깊고 맛과 분위기가 으뜸이라는 한 멕시코 식당이었다. 미리 예약된 좌석은 예쁘게 장식된 식탁 꽃과 선물, 며느리는 성의를 보이며 우리를 안내했다. 딸 대신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를 늘 대견해하는 우리집 아버지이다. 흐뭇해하는 기색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 해는 아들네 가정에 참으로 벅찬 일들이 많았다. 침실을 하나 더 늘이고 민과 준을 입양, 견공도 한 마리 더 입양하여 가족이 갑자기 세 명에서 여섯 명으로 불어났다.
모두 나름대로 메뉴를 검토해 보고 각자 음식을 주문하는 상기된 표정들이 정겨워보였다. 아들의 제안대로 나는 제일 인기 있고 맛있다는 별표 스립프 갈릭소스 (Shrimp Garlic Source)를 주문했다. 가족 한명 한명 짚어가며 음식주문이 끝났다. 가족 모임을 자주하다보니 새 식구도 정이 들어 참 좋구나 싶었다.
실내를 살펴보았다. 이국적 그림들이 음식 냄새에 춤이라도 추듯 생동감이 솟구치고 있었다. 어른은 어른대로 음식 기다리며 떠드는 손주들의 지느러미 퍼득이는 생선의 생동감, 그대로를 지켜보며 흐믓해했다.
그 무렵 마가리타 2잔이 남편과 아들, 두 아버지 앞에 놓여졌다. 나머지 가족들은 주문한 물이나 소다를 기다리고 있었다. 옥수수 재료 일품 전통요리에 서비스도 부드러웠다. 메인 코스가 각자 앞으로 착오 없이 도착했다.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음식과 친해지려고 열중하는게 보기 좋았다.
예상치 않은 일이 발생했다. 식사 도중 나의 속이 너글거리기 시작했다. 눈짓으로 양해를 얻어 남편의 칵텔 잔에 삥 둘러 쳐 달라붙어있는 소금을 베어 먹었다. 짠맛이 가라앉혀주기를 기대한 것은 나 혼자 내린 처방이었다. 소금끼에 시쿰한 액체가 입안을 행궜다. 불을 지른건가? 호흡이 가빠왔고 매스껍고 울렁거렸다. 확확 달아오르는 게 예삿일이 아니었다. 심상치 않았다. 심장이 터질듯 쿵쿵 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답답하고 더워 단추를 열고 옷을 훌훌 벗고 싶을 정도였다. 손발은 싸늘한데 마디마디 조여왔고 이상한 느낌은 찌릿찌릿했다. 죽을 맛이란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어질어질했고 휘청거렸다.
참고 참다가 일어나 엉금엉금 화장실로 갔다. 막힌 숨통을 뚫어야 살 것 같았다. 괴상한 소리를 내며 토했다. 눈물을 흘리며 다 토해냈다. 한참을 닦아도 고이는 눈물이 토악질과 함께 그렇게 나를 버텨주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진 여자가 변기에 앉아 울고 있는 화장실 풍경, 아버지날 축하 식탁에서 그만 울상 변기환자가 된 내 몰꼴이라니... 우째 이런 일이, 참으로 어이 없었다. 난감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의식이 돌아와 눈물도 닦고 입도 닦고 괜찮은 듯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며 아직도 따끈한 음식을 내려다 보았다. 식욕은 사라졌지만 분위기는 그나마 지속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다. 깨끗한 남편의 차안에서 참을 수 없어 또 토했다. 미안한 생각은 제정신이 들고나서였다. 냄새나는 이물질을 어찌할꼬! 여전히 어지럽고 몽롱하고 입안이 썼다. 병물을 마시고 숨을 가다듬기 전에 나는 그만 맥을 놓고 머리는 쏟아져 좌석옆으로 그만 인사불성이 되었다. 너무 견디기 힘들었다.
겨우 집으로 돌아와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땅을 디디는데 허공에 붕 떠 있는 듯 했다. 엄지발고락이 찌렁찌렁 전기가 오르내리며 폭발되기 바로 그 직전 같았다. 발바닥이 몸에 붙어있는데 발은 내발이 아니고 이 몸은 내 몸이 아니었다.
어젼트 케어 의사는 식중독이라 했다. 치료는 항생제와 따뜻한 물 마시기 수액치료가 큰 도움이 된다했다. 디톡스 처방 같았다. 혼이 난 경험이 노 모아 마가리타를 외친다. 멀리 나갔다 돌아오지 못할 뻔 한 나의 정신줄, ‘조심하지...쯪쯪’ 남향 침실 유리창 넘어 보름달이 염려스런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노 모아 마가리타! 오케이?’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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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2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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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2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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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오
2017.02.27 01:56
금빛둘님,
위의 마가리타사진을보니 이름하며 색깔하며 妖女로 보입니다.
여기 영국친구들이 멕시코갔다가 식중독사고로 그런고생들을 했다는 얘기를 몇번듣긴했지요.
하물며 미국땅안에서조차???
여기 의사말로는 진짜 바이러스 식중독은 식사 몇시간후 소화되면서 시작된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혹시나 급성 위경련이 아니었나 싶구요.
그냥 들은대로 적는글이니까 너그러이 보아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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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27 03:58
Ode to joy
소주 한 병이 공짜/ 임희구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 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게
- 시집『소주 한 병이 공짜』(문학의전당, 2011)
술과 담배는 그 속성이 사뭇 다르다. 담배는 끊으면 사회적 관계에 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술의 경우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금주로부터 얻는 건강상의 이득과 인간관계적 정신적 손실 사이의 팽팽한 대립에서 ‘소주 한 병 공짜’가 후자 쪽으로 급속히 무게 중심의 추를 기울게 하였다. 급기야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라며 금주결심의 폐기처분을 선언한다. 감자탕집의 속셈이야 무엇이든 간에 공짜로 술을 푸게 해주겠다는데 ‘호락호락’ 넘어가주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일신의 건강을 이유로 쩨쩨하게 얕은 금주 결심씩이나 하는 나 자신을 '정상인'으로 굳건하게 지켜주는 일 아닌가.
음주조장 행위로 비판받거나 말거나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하므로 ‘가자,
호락호락하게’ 저 감자탕 집으로, 저 족발집으로.
"https://www.youtube.com/embed/gOaMva1OpWk?ecv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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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28 09:42
신경림 作 '갈대'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바람도 달빛도 아닌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만
말 하는가“라고 외치며 가난한 나라를 세계 9위 경제대국으로 만든, 이렇다 할
학벌도 없고, 왼손 새끼손가락 하나가 없는 장애인인
브라질 전직 대통령인 “룰라”의 외침입니다.
무슨 봉사를 훈장타려는 듯이 하는 사람들,
허명(虛名)이라도 얻어 볼까하고 권력의 놀이판에 눈도장 찍으려는
사람들은 쌀 99가마 가진 부자가 쌀 두 가마 가진 사람에게
1가마 만 주면 100가마 된 다고 욕심 부리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나눔이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qW4QwB2egy4?ecv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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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28 10:31
잃고 얻은 것-롱펠로우 作
잃은 것과 얻은 것
놓친 것과 이룬 것저울질해 보니
자랑할 게 별로 없구나내 아느니
많은 날 헛되이 보내고화살처럼 날려 보낸 좋은 뜻
못 미치거나 빗나갔음을하지만 누가
이처럼 손익을 따지겠는가실패가 알고 보면 승리일지 모르고
달도 기우면 다시 차오느니지혜로운 사람들은 말합니다. 가진 것이 없으면
잃을 것도 없으니 행복하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많이 가진 사람들을
비유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부자들을 보라고 말합니다. 헌데 과연 몇 사람이나 현실에 만족하고 있을까요?
돈도 지식도, 권력도, 명예까지도 그 만족의 끝이 없습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깨달음을 얻거나,
그렇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긴 채 사람들은 떠납니다.
‘마시멜로’는 미국 사람들이 즐겨먹는 일종의 부드러운 캔디로특히 ‘마시멜로’로 만든 달콤한 과자들은 미국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과자입니다. ‘호아킴 데 포사다’가 지은 「마시멜로」란 소설을 보면
성공한 사장과 운전기사가 출근 차속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사장은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혹은 성공이다”고 하면서 30초 규칙을 얘기합니다. “인생은 늘 끊임없는 결정의 순간을 갖고 있지. 30초 규칙이란,어떤 일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섰을 때 딱 30초만 더 생각하라는 것일세.
우유부단하게 망설이라는 뜻이 결코 아니라네. 어떤 결단의 기로에 섰을 때
30초만 더 자신에게 겸허하게 물어보라는 것일세.
이 결정이 내 삶과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 보라는 것이지. 이 30초의 짧은 순간이 인생을 결정적으로
뒤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게나.“
"https://www.youtube.com/embed/yvyiq75_oJE?ecv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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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2.28 23:47
If you are good at it, please rejoice! (남이 잘되면 기뻐하라)
When my cousin bought the land, I sincerelyThe person who can congratulate is happy.If you are sick and stressed,It's just a little shy and unhappy.A picture of a friend celebrating happinessIt is beautiful to see.Heaven and hell are like this.Because it is a human being with emotion.I will envy a little, and a fountain will fly.I am still a freshman ...?If a person is lucky or successfulIt is true that the stomach is sick and dissatisfied.If you take a step back and analyze it objectivelyIn the end, people who are unhappy with jealousyI am not myself.A person who sincerely celebrates and delights in the happiness of othersI can experience sharing that happinessAs we expand our enjoyment of sharingIt will be a warmer and more beautiful world.V If you are good at it, please rejoice!When my cousin bought the land, I sincerelyThe person who can congratulate is happy.If you are sick and stressed,It's just a little shy and unhappy.A picture of a friend celebrating happinessIt is beautiful to see.Heaven and hell are like this.Because it is a human being with emotion.I will envy a little, and a fountain will fly.I am still a freshman ...?If a person is lucky or successfulIt is true that the stomach is sick and dissatisfied.If you take a step back and analyze it objectivelyIn the end, people who are unhappy with jealousyI am not myself.A person who sincerely celebrates and delights in the happiness of othersI can experience sharing that happinessAs we expand our enjoyment of sharingIt will be a warmer and more beautiful world."https://www.youtube.com/embed/Mz56mz4GnA0?ecver=1" -
kimyoungkyo
2017.03.01 14:11
kimyoungkyo
척척박사님:
신경림시인의 갈대, 좋아합니다. 조용필의 바람과 갈대, 분위기 좋아합니다.
The winner takes it all 혹은 Staring at a mirror, relaxing, 좋구요.
음막도 글돌도 Longfellow.의 잃은 것과 얻은것, 좋습니다..
댓글 과외공부 열심히 하게 해주시어 고맙습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ue2-ZVxpVjc?ecver=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