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필 - 모든 날의 노래는 / 김영교
2017.10.25 10:09
창작 수필 - 모든 날의 노래는 / 김영교
어느 날인가 자녀들은 둥지를 떠나 자기의 꿈을 향해 훨훨 날아갔다. 이제 바쁨을 털고 고즈넉한 일상을 즐기려는데 갑자기 얼굴에 안경 하나 앉았다. 책도 신문도 멀어질려고 한다. 여기저기서 통증이 기척을 낸다.
쑤시고 저린 불편을 껴안고 혼자서도 즐기며 사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드디어 코앞에 들이닥쳤다. 하기사 요즈음 인터넷을 하며 혼자 노는 노치원생, 푸른대학 같은 곳에서 라인 댄스등 배움을 즐기는 모습, 물 마시며 소식하는 식생활등이 아름답게 보인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는 듯 더 빨리 자리 잡으랴 바쁘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이민 초보자들을 목격하게 된다. 돈 쓸 시간이 없어 돈을 모으게 된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돈 버느라 망가진 몸, 그 몸의 회복을 위해 그 번 돈을 다 쓰고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주위의 우연곡절을 통해 나 역시 성숙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건강을 위한 발돋음을 나는 으뜸으로 꼽게 되었다. 천하를 얻고도 목숨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랴, 이천년 전부터 부르짖음이 있지 않았던가.
때와 장소에 따라 적당한 쉼과 노동을 번갈아 주면서 살아가는 지혜야 말로 기조를 이루는 건강 비결이다. 안식일을 상고하게 된다. 그 쉼표는 육신도 정신도 내일을 위해 필요한 정점이다. 쉴 때 모든 세포는 휴식하게 되고 활성화된다. 기본적인 평안에 빠진다. 바로 기쁨을 올곧게 누리는 건강한 삶에 다가감이다. 좋은 농산물을 위해 땅도 쉼이 필요한데 하물며 소우주인 우리몸, 말해서 무엇하랴!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 또한 보약이라고 내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키타르시스를 느끼는 영화나 미술전람회며, 음악을 통하여 정서가 춤을 춘다. 글을 구상하고 쓸 때 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그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즐거움은 최고의 명약이다. 소통하며 많이 웃는다. 나누며 또 누리며 더 웃는다. 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의 개천에서 물장구 치며 놀며 헤엄칠 때 바로 그 때가 우리 몸속에서 치유가 일어난다는 그런 의학정보만 봐도 우리 몸은 신비스러운 반응체다. 쉼은 휴식을 앞세워 긴장과 속도를 멀리한다. 쉴때 세포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역동성을 내재하고 있음을 의학저널에서 보게된다.
마치 일직선으로 빠르게 속도 내며 달리는 급행이나 고속전철은 일시적 잠정적 치료는 받을 수 있을지언정 전인적 치유는 움직이고 있는 속도가 해결 못시켜 준다는 얘기다. 자동차 수리는 차가 멈췄을 때 하듯 인간의 몸이 달리고 있을 때 그 누구도 그 고장 난 몸을 수리 못한다는 이치와 같다. 그래서 창조주는 잠이란 휴식기능을 인체에 넣어주고 밤과 낮을 구분시켜 주었다.
나는 가끔 기차여행을 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한다. 응시할 때 자유함과 함께 오는 근육의 느슨함, 헐거워지는 기분, 평화스러움을 느끼고 애처럼 즐거워진다. 헐렁한 기쁨, 느긋함의 한 템포 늦은 여유에서 세포가 감동, 그 때 긴장은 풀어지고 병든 세포는 정상세포로 돌아가는 이 회복의 매카니즘 때문에 많은 암 환자는 병 고침을 경험하게 된다. 병이 낫는 이런 실례를 나 스스로 경험했고 내 주위에서 자주 만난다.
바쁜 삶의 리듬에 익숙한 우리, 이제부터는 속도를 좀 늦추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탄력 있되 축 처지지 않게 쉼표 찍으며 건강대로에 진입하는 방법, 어떨까?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숨쉬기 운동에 참여하는 일, 꼭 추천하고 싶다. 눈을 감고 인 엔 아웃(in & out), 우선 호흡을 터주는 일이다. 스트레스는 답답함이다. 불협화음이다. 부자연스러움이다. 쉼 다음에 오는 호흡은 상쾌하고 싱싱하다. '살아있음'의 확인이기도 하다. 가꿀 최선의 생명운동이다.
창조주를 향해 자연스럽게 봉헌하는 찬양,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생명운동과 직결되있다. 즐거움이 따라오는 노래는 '살아있음'의 다른 얼굴이다. 감동이 따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시니어 삶에도 찬양과 소통이 역동적으로 합류할 때, 보다 생산적 건강에의 발돋음이 된다고 나는 믿고있다.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기쁘게 웃으며 즐겁게, 신명나서 노래를 부르는 라이프스타일이 365 일 건강에의의 지름길임이 명약관화, 무슨 부언이 더 필요할까. (미발표)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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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0.2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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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0.26 09:54
조병화. 詩 모음.
조병화생몰-1921년 5월 2일 (경기 안성시) ~ 2003년 03월 08일 (향년 81세)
학력-쓰쿠바 대학교 물리화학과
데뷔-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
수상-1985 대한민국 예술원상 외 6건
경력-1995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외 7건
■ 늘 혹은 때때로 / 조 병 화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生氣)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世上)을 떠나는 시간(時間)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人生)다운 일인가
그로인(因)하여
적적(寂寂)이 비어있는 이 인생(人生)을
가득히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明確)한 확인(確認)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놀인가.
■ 해인사 / 조병화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믿음은 하나큰 집에 사나
작은 집에 사나
인간은 하나■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른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그는 거리에.....
한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덧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개미 / 조병화.
개미는 왜 사는 질 따지지 않는다
온 힘 다하여 부지런히 살 뿐이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병신이 되면 병신이 된 대로
그저 부지런히 살 뿐이다
개미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고달프다든가
힘들다든가
억울하다든가
배가 고프다든가
팔다리가 아프다든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지런히 일을 할 뿐이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독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명성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출세를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민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그런 병을 앓지 않는다
혼자서 살다가
혼자서 일하다가
혼자서 죽는다
개미는 왜 사는 질 따지지 않는다
그저 대지를 열심히 살 뿐
인간이 거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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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7.10.26 14:27
척척박사님:
발길 감사, 저도 LA서 만나뵌 적이 있는 조병화선생님을 모시고 오셨네요.
예술은 길다-그분의 시들, 수도 없이 많은 시들... 시를 이으면 서울왕복 길이만큼이나...
댓글은 독후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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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0.27 02:54
가을하늘방정환
구름이 아름답게
그림그리면
노을이 내려와
색칠을 하고
기러기 떼로 날아
수를 놓는다
고운 저 하늘
한 자락 베어
우리엄마 나들이옷
지어 드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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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0.31 07:04
지상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 김현식
이 몸이 죽어가도
가슴에 맺힌 사연들은
내가 떠난 그 후에도
잊혀지지 않을거야
이 내 몸이 병들어도
못 다한 말 너무 많아
수북수북 쌓인 눈에
쌓인 눈에 잊혀질까
이 내 몸이 죽어가도
가슴에 맺힌 사연들은
내가 죽은 그 자리에
들꽃 한 송이로 피어날 거야
- 시집 『지상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 (살림,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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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은 27년 전 1990년 11월 1일 서른둘 젊은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해마다 그의 기일이면 음악방송에서 그를 추모했다. 올해는 김현식 보다 3년 앞서 1987년 11월 1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만 25세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유재하의 30주기이기도 하다. 쏟아지는 신곡들로 인해 히트곡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왠지 가볍게만 느껴지는 가요계 현실에서 그들의 음악은 확실히 달랐다. 특히 김현식은 한국적인 서정을 록과 블루스에 녹여낸 최고의 싱어로 평가받는다.죽는 순간까지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은 대중에게 영원히 잊히지 않은 뮤지션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하다.
누가 내게 애송시가 뭐냐고 물으면 우물우물 즉답이 신통찮을 수 있겠으나, 애창곡을 묻는다면 비교적 소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사랑 내 곁에’ ‘사랑했어요’ ‘추억 만들기’ 그러고 보니 노래방에 가기만 하면 불렀던 곡들이다. 물론 나훈아와 조용필,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도 레퍼토리에 있지만 변변찮은 가창력으로 ‘골목길’과 ‘이별의 종착역’까지 김현식 풍으로 불러재낀 걸 봐서는 나도 김현식의 팬이라 자처할 만하다.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때 이런 김현식의 고독과 우울을 반복적으로 노래한다는 건 상당한 부담이 따랐다. 자칫 듣는 이에겐 노랫말의 상황과 가락의 분위기를 나와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음 부분에서 울대를 최대한 팽창시킬 땐 나 자신도 모를 응어리 같은 게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그걸 토해낸 뒤에 오는 위로는 컸다. 삶과 노래와 시대가 서로 유리되어 겉돌지 않듯이 그의 노래를 좋아하고 따라 부르는 사람들에게도 함께 아우르는 정서가 있다. 그만이 뿜어낼 수 있는 소리의 섬유질과 무언지 모를 ‘가슴에 맺힌 사연들’을 함께 경험하고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호소력 짙은 가창력 정도가 아니라 듣는 이로 하여금 영혼의 어떤 숭고한 상태에까지 이르게 한다. 거기엔 어떤 알 수 없는 신비한 마력과 힘, 혼이 느껴지고 충동들이 존재한다. 김현식의 음악적 문법엔 예술적 광기 같은 게 있었다.
그런 광기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호한 지경으로 몰고 간다. 아랫배에 복수가 차고 피를 토하는 상황에서도 음악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으로 남긴 메모가 이 시다. 사실 시라기 보다는 노랫말이며, 사후 폭발적인 그의 인기에 편승한 상업적 소산으로 묶인 시집 속의 글이지만 무슨 상관인가. 그는 누구보다 훌륭한 시인이었으며 뮤지션이었다.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바람처럼 사라져간 그 자리에 영원토록 피어있을 ‘들꽃 한 송이’이며 살아있는 진행형의 전설이다. 삶과 음악을 반추하는 일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유효하고 심연을 건드리며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던 연예인의 느닷없는 죽음은 그래서 유별난 것이다. JTBC 손석희 앵커는 배우 김주혁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삶과 죽음의 경계는 찰나라서 허망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라며 우리 모두가 느끼는 심정을 대변했다.우리가 ‘지상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는 어떤 곡조일까. 시월의 마지막 밤에 혼자 허밍으로 ‘내 사랑 내곁에’나 불러야겠다.
해설, 권순진
웃음은 유통기한 부작용없는 최고의 명약
마음의 즐거움의 양약~
만병통치약~최고의 미용제~피로회복제입니다.^^
영원히 살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것처럼 오늘을 살아라
-제임스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