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필 - 콜 택시와 이름 / 김영교
2017.10.27 11:34
컬
"저는 미국 LA에사는 방문객입니다. 스위스에 사는 질녀 내외와 서울에서 만나 2주 동안 가족을 방문하고 있는 여행자입니다. 그 날은 부여 박물관을 가기위해 목요일 아침, 남부고속 터미널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가족의 예약 도움으로 집으로 온 <친절 콜>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요. 밀리는 차량으로 길을 모르는 나는 약간 조급해 졌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늦으면 어쩌나 조바심이 일었습니다. 혹시 저 쪽 길이 더 빠르지 않을까, 내색 않고 곁으로는 태연 하려했습니다.
약속에 늦을 세라 급하게 나오는 터에 물병도 못가지고 나오는 길이었거든요. 포켓에 있는 약을 만지작만지작하면서 물 없이 먹어 말어 갈등하고 있는데 운전석 옆에 물병이 2개나 눈에 띄었습니다. 거스름돈을 안 받고 팁을 후하게 주면 되려나 이런 저런 궁리 끝에 용기를 내어 "기사님 물 한 모금만 얻어 마실 수 있어요? 약을 먹어야 하거든요." "그럼요". 흔쾌한 대답에 이가 시리도록 시원한 새 물병을 내밀어주어 약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알이 그만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발 메트 위를 아무리 찾아도 안보여 단념하며 약속시간에 닿으려 그냥 내렸습니다. 다음에 타는 손님이 밟으면 부서져 약가루가 깨끗한 바닥을 더럽힐게 뻔했기에 속으로 좀 미안했습니다. “밟히면 지저분해질 텐데 주워 버리세요, 항암약이거든요." 한 마디 뒤로 남기고 내렸습니다.
올케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고모, 먹는 약이 무슨 약이야? <친절 콜 택시>기사가 약을 가져 오겠데, 연락 해주기로 했거든." "아, 그래? 한 알 쯤이야 하루 걸러도 별일 있을려고? 괜찮겠지 뭐, 그렇게 전해주면 고맙겠네.” 하고 통화를 끊었습니다.
아직도 시간이 좀 남아있어 화장실에 들렸다 나오면서 질녀를 찾고 있었지요. 바로 그 때 어떤 남자 한 분이 웃으며 다가오는 게 보였습니다. 본능적으로 경계의 태세로 시선을 똑바로 하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데 내 앞을 가로 막는 손바닥 하나, 거기에는 조금 전에 잃어버렸던 켑술 약 한 알이 놓여있었습니다. 눈물이 핑, 세상에 이런 분도 있구나, 바쁜 시간일 터인데 차를 근처 어디엔가 세워놓고 약 한 알을 들고 약 주인을 찾아 터미널 안에까지 들어와 부여 고속버스가 출발 전인 것을 확인하고 약주인을 찾아다닌 것이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됬다 싶어 웃으며 다가왔는데 저는 고슴도치처럼 경계의 털을 곤두세웠으니 미안한 마음이 순간 들었습니다. 저는 약을 삼키며 그 기사님의 따스한 마음을 삼켰습니다. 고마웠습니다. 그 기사님 이름이 <김종민> - 우리 칭찬해드립시다!
"영주야, 너 지금 어디쯤 왔어? 난 다 왔는데...이모는 오늘 기분이 좋구나, 글쎄, 택시 기사 이름이 종민원장과 똑 같네" 택시를 타자마자 확인한 이름이었다. 부여 동행하는 질녀가 어디쯤 왔는지 나눈 통화였다. 강남에서 개업하고 있는 조카 김종민 <밝은 성모 안과병원> 원장 이름과 동명이어서 기억에 선명하게 박혔다. 종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다 내 조카처럼 착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에 그 기사 이름을 잊을 수 없게 된것이었다. 세밀하게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내 가슴에 오래 남아 서울 방문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사람을 챙기고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김종민 기사님이야 말로 친절 콜 택시의 모범이며 귀감이었다. 오래 오래 건강해서 서울 시민의 발이 되고 행복 배달부가 되기를 바랬다.
3천 궁녀의 낙화암, 백마강, 금강, 인삼공사 관광, 부여국립박물관 관람, 위용있는 고도의 전통과 문화에의 감격이 내 뇌리에 아름답게 입력되었다. 국보급의 유적들이 땅아래 있어 묘의 발굴을 막고 땅을 못 파기 때문에 고층 건물이 없다고 했다. 고도 부여의 자존심은 깎아 놓은 알밤 같았다. 거부감 없이 잔잔한 감동의 강물이 구비 구비 내 몸을 관통하며 여행 내내 흘렀다.
돌아와 이 잔잔한 감동을 어쩌지 못해 올케에게 다 털어놓았더니 친철 콜 택시 인터넷에 들어가 <칭찬합시다> 코너에 글 한 줄 남기라고 했다. 그 날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감사나 감동의 그런 글을 올리면 읽는 모두에게 격려가 되고 밝은 이웃,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짧고 간결하게 얼른 글을 썼다.
예의 바름과 친절을 우선으로 훈련시킨 <친절 콜 택시> 회사 당국, 수도 없이 많은 김종민기사님들이 배출되도록 동기 부여하는 직원관리 기업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회사 이름에 부응하는 기업정신이 직원에게 배어있는 게 무척 고무적이었다. 누구나 이름 석자가 있다. 알게 모르게 조그마한 선행 하나라도 하면 기쁨이 떨면서 자존감을 세워준다. 이름 석자가 있기 때문에 이름에 걸 맞는 인품으로, 이름에 부합되는 삶을 살고저하는 게 우리의 기본 성정이 아닐까싶다.
서울을 다녀온 그 이후 내 이름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주머니 없는 수의를 생각해보면 마지막 순간에 가지고 갈 것이 무엇이 있는가. 죽은 다음에 남기는 게 이름 밖에 더 있겠는가, 호랑이 처럼 털도 없고 가죽도 없으니...
김영교 : LA거주 시인/ 시집 <우슬초 찬가>외 다수
친구 동연의 솜씨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 G장조 K216
Violin Anne-Sophie Mutter
제1악장 Allegro
Violin Anne-Sophie Mutter
제1악장 Allegro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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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0.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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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0.29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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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7.10.29 17:05
척척박사님: 모짜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 G장조 K216
Violin Anne-Sophie Mutter행방이 확실해졌군요. 와우즐감 100%, 반가워 설걷이 하면서도 곁에 두고 들었습니다.옛날에 참 좋아했던 Mozart의 Coronation 곁에 두고 들을수 있을까요?가슴이 넓으세요. 두 나라를 품고 사시니....'I am' I said 감정이입에 땀에 젖은Neil Diamond 얼굴이 어르댑니다. -
Chuck
2017.10.30 07:34
HEY.._________$____시월의 마지막 날
_________$______단풍은 이미 낙옆되고
_____$$$_$_$$$___낙옆인 단풍은 흩어져
____$$$$$_$$$$$___쓸쓸하게 시월을 보내고
___$$$$$$$$$$$$$___추억은 흘러가는 마지막 날
___$$$$$$$$$$$$$____그대 들이여 11월에
____$$$$$$$$$$$____다시 만나 문학을 만들고
_____$$$$$$$$$_____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
_______$$$$$____주셔요 그동안 시월은
_________$_____감사하고 고마워 습니다
-------홍씨
---------나훈아 노래--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눈 맞을 세라
비가 오면 비 젖을세라
험한 세상 넘어질세라
사랑 땜에 울먹일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도 않겠다던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
Chuck
2017.10.31 02:52
Autumn day in Copenhagen
I was born in Seoul, Korea,
Living in Los Angeles since 1977..
Longer than I was in Korea, my fatherland.
But
Korea has been in my mind, day & night, always.
That's What I am as Neil Diamond says;
http://www.youtube.com/watch?v=Xf1S9U2gh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