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창작 - 낙타의 발굽 먼지 / 김영교
2017.11.11 15:48
행복한 사람에게는 인생은 경주(Race)가 아니고 여행이 아닐까 싶다.
목사 팀에 어쩌다 끼게 된 이번 성지순례는 퍽 교과서적 여행이었다. 낙타 등에 무게를 맡기고 새벽 2시에 오른 시내산 해맞이는 캄캄 돌산 절벽인 걸 경험많은 발굽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안전쪽으로 내몸을 흔들어 규형감있게 터벅터벅 걸어주었다. 다 끝내고 내려다 본 아찔한 정상풍경, 환희 그 자체였다. 하늘이 이마에 닿은 듯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날이 밝아지면서 내려다 본 내 눈은 떨려왔다. 하산 길이 더 힘들다는 저 가파른 길을 이 늙은 낙타가 앞으로 쏠리는 내 몸 무개를 어떻게 감당해 줄 수 있을가 싶어 서였다.
흔희 성지순례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그 전후를 살피며 묵상하며 은혜를 사모하며 훈련을 쌓는 구도의 길이라고 믿어온 나였다. 그 안에는 시내산 처럼 험난한 돌산도 있고 강물도 개울도 무화과 밭도 초원도 사막도 있다. 사랑의 대상으로 빚어진 사람들, 또 사람들...그들의 호흡과 발길이 이어져 온 그 자연 안에서 움직이면서, 생각에 잠기면서 지시대로 따라갔다. 아프고 굶주리며, 또 모질게 견디며 살아온 흔적들...시공을 초월한 메시아를 기다리고 그 사랑을 갈망하는 목마름이, 목격한 이적들이 지속적으로 분출, 지금까지 흘러오고 있다. 경이와 역사의 현장은 나를가슴 뛰게 했다.
목회자 부부 동반 팀과 합류해서 떠난 이번 성지순례는 귀한 믿음의 발돋음이었고 현장체험, 사역의 연장 목장이 되기도, 목사도 나름나름, 인간임을 파악하게 된 인생실습장이 되기도 했다.
예루살렘 현지 엠마오 마을
사울이 어린시절을 보냈던 북예루살렘의 '기브아'
다윗의 여부스 공격 루트, 기원전 8세기 히스기아 터널, 므깃도 요새, 세계적인<사해사본>의 쿰란지역등, 성서 사역지를 섭렵하면서 마음에 정직하게 담는 일과 또렷하게 경험담을 글로 세상에 내어 놓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적 탐사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완시켜주는 사진 역할이 막강해 마구 찍어댄 사진이 시청각 효과를 내며 나의 이해에 큰 보탬이 되었다.
도시 한 복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고대 각종 흔적들이 현대 문화와 더불어 토라율법에 푹 빠져있는 예루살렘이 지금 눈앞에, 그 옛날의 통곡의 벽, 자칫 현장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스라엘 도시 정상에서 '성서의 진리'를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 여행은 이스라엘 12지파 탐사며 성지순례는 바로 영적 지경을 넓히는 길이 되어 성서지식 수준을 높히는 데 큰 몫을 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나의 이 < 성지 순례 >는 예수가 밟은 흙땅을 나도 밟고 그가 마신 햇볕과 바람을 나도 마신 나름대로의 실날같은 동참의 의미있는 여행이기도 했다. 나아가 누군가에게 성지 안내서 역할을 해서 순례의 소명감을 불러 일으키는 나의 작은 뜻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의 바램이 었다.
하나님의 동행 없이는 불가능 한 여정임을 감히 말할 수 있다. 몸이 둥둥 뜨는 사해에서 수영하는 관광여행을 겸해 성도라면 한번쯤 순례의 여정에 참여하고 각자의 신앙관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리라. 누구나 눈으로 보고 확신하고 나면 의심은 멀리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신앙에 유익한 순례여정에 한번쯤 몸을 던질만 하다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얻었다.
지금도 눈에 선한 잊을 수 없는 광경이 너무 많다. 그 중에도 콧구멍 만큼 좁은 입구 그 안쪽에 넓게 자리잡은 야외극장과 신전조각 요르단의 페트라, 그리고 그곳의 수로(水路),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옛사람의 지혜를 접한 체험은 너무 아름다운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될 때 불순종한 롯의 아내가 소금기둥이 된 돌산 현장.. 허락된 지극히 평범한 작은 돌을 기념으로 지참받았다. 혀 끝을 약간 대기만 해도 짠맛이 난다.
전체 여정을 통해 꼭 집고 넘어가고 싶은 에피소드 하나는 짐 찾는 공항마다 김밥이나 식사 줄서기에 뒷짐지고 우둑하니 서있는 대부분 목사님들의 모습이다. 사모의 봉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셀프 서비스에 익숙한 미국의 현실, 앞장서서 섬김을 실천하라고 설파하는 설교자, 삶 자체에서 솔선 시범을 보여야 하는 목사는 젊은 목사 겨우 두 사람 뿐이었다. 다 사모들이 수고를 전담하고 있었다. 너무 안스러웠다. 설교를 잘하는 명설교의 목사님도 필요하다. 실생활에서 뒷전인 행동 실천 불이행 사역자를 목격하게 된 이 여행이 나를 놀라게 했다. 영혼 구원에 앞장 서 있는 그들, 대접 받는데만 읶숙한 저분들 하늘나라에서도 뒷짐만 지고 계실까?
지리적으로 안전할까의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참가한 성지순례는 가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결론이다. 가는 곳마다 현장은 상업화 되어 경건 미달로 실망을 주기도 했다. 여행을 하고 나면 이해의 폭이 유연해지는 이점이 있다. 이 여행에서 내가 또 배울 점은 낙타의 순종이었다. 낙타의 삶, 그 자체가 순종, 낙타는 무릎을 꺽고 또 한번 더 꺽는, 그래서 온전한 섬김의 길을 가는 그 발굽에는 먼지가 끼지 않는다고 한다.
아, 보통 체험하기 어려운 대단한 성지 순례를 하셨군요!
얘기는 많이 듣고 아직 타본적이 없는 낙타...
김영교 선생님, '그 발에는 먼지가 끼지않는다는 말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