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 새해 그림 / 김영교 12/26/2017
2017.12.26 05:04
장재언 비젼 2019
새해 그림 - 김영교
새해가 그림을 그린다
오늘이란 화폭에
눈 뜨자하는 감사샤워 다음
환하게 열리는 아침을 그 다음 그린다
그 준비를 향해 기도의 손과 건강한 미소
힘찬 발걸음, 그 경괘한 속도와 민첩함을 옆에 세운다
오늘은 소망의 나무에 기대어
길바닥에 쌓인 게으름과 피곤을 쓸어낸다
섬김을 그려 넣고 나눔의 기쁨을 그 옆에 우뚝 세운다
배품의 옷을 입은
스치는 만남마저 살갑게 껴안는 마음 그려 넣고
무관심이 벌러덩 누워 게으름피지 않게
말씀의 힘을 그려 넣고
용기와 헌신을 곁드려 그리면
이 때 가슴은 창공을 웅비하는 새
세상바다를 날아오른다
매일 밤 누리는 편안함, 안식과 꿈
가족과의 화목
다음 날 아침 또 잠에서 깨어
춤출 때 파문 그으며 숨 쉬는 설렘
하늘에 길을 내는 살아있음의 의미를
분명하게 그려넣는다
그대여
그 그림 여백이 사랑이게
그 그림 바탕이 사랑이게
그 그림 주제가 사랑이게
꽃그림 완성을 향해 그림그리기
오늘은 이만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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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2.2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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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2.26 07:06
저무는 이 한해도...이해인
노을빛으로 저물어 가는 이 한해도
제가 아직 살아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할 수 있음을 사랑하고
기도하고 감사할 수 있음을
들녘에 볏단처럼 엎디어 감사드립니다
아쉬움과 후회의 눈물속에
초조하고 불안하게 서성이기 보다는
소중한 옛 친구를 대하듯
담담하고 평화로운 미소로
떠나는 한해와 악수하고 싶습니다.
색동 설빔처럼 곱고 화려 했던
새해 첫날의 다짐과 결심들이
많은 부분 퇴색해 버렸음을
인정하며 부끄러운
제 모습을 돌아봅니다.... -
김영교
2017.12.26 07:16
척척박사님:
답글 삽화가 좋습니다. 이때쯤이면 남들처럼 저도 드려다 봅니다.
세계여러나라 음악을 섭렵,
공유의 은사, 뿌려주심, 쉽지 않는데....
건강하시어 발걸믐 녹슬지 않도록요!
잘 들었습닌다.
夕陽之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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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2.26 11:38
♡♡ 어느 노인의 기막힌 지혜 ♡♡
옛날 조선 성종 임금님 때
어떤 사람이 일찍이 딸 하나를 낳아 잘 길러서
시집보낸 후 늦게 아들을 하나 보게 되었다
이 사람이 나이가 많아 죽을 때가 되었는데
아들은 아직까지 강보에 싸여 있는 어린 아이였다
이 사람이 죽으면서 유언을 하여 재산을 시집 간딸에게 모두 물려주고 어린 아들에게는 자기
자신의 얼굴 모습이 그려진 족자 1개만 주었다
딸은 친정 재산을 모두 물려받았으니 살림은 넉넉해졌지만
살 길이 막막한 친정의 어린 동생이 가엾어서
동생을 데리고 와서 자기 자식처럼 돌보아 길렀다
노인의 아들은 점차 나이가 들어가자 옛날 부친이돌아가실 때 모든 재산을 누나에게 다 주고
자기의 몫은 족자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국 족자를 들고 관청에 나아가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누나가 저를 자식처럼 잘 길러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친이 무슨 뜻으로 재산을 누나에게 모두 주고
저에게는 이 족자 하나만 물려주었는지 그 참뜻이 궁금합니다
결코 누나를 원망해서가 아니라
이 족자의 뜻을 알고 싶을 따름입니다
이렇게 해 청원이 접수되었는데 관장이 도저히 밝힐 수가
없어서 성종 임금에게 보고하고 그 족자를 바쳤다
성종 임금이 족자를 펴보니
족자에는 노인이 한 사람 그려져있을 뿐이었다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족자를
벽에 걸어놓고 멀리 앉아 쳐다보니 그림 속의 노인이
손가락으로 아래 부분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었다
이것을 본 임금은 문득 생각이 떠올라
사람을 시켜서 그 족자 끝의 축을 쪼개 보도록 했다
그랬더니 그 속에 종이쪽지가 들어 있었다
내가 재산을 딸에게 모두 다 준 것은
딸에게 어린 동생을 잘 돌보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가 자라고 나면 내 재산을 균등하게 나누도록 하라
이러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성종 임금은 문서를 작성하여
재산을 남매에게 균등하게 분할해 주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시 재산을 어린 아들에게 물려주었다면 누나는 재산 때문에
어린 동생을 돌보지 않고 해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지금처럼 동생을 잘 거두어 기르지 않았을것이다
노인의 지혜가 놀랍다
이처럼 노인의 경우와 같이 지혜는 상대방에 대한
깊은 배려와 사랑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카페에서 받은글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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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2.27 06:21
Ode to joy.
성에꽃 / 최두석
새벽 시내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다시 꽃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가 금지된 친구여.
- 시집 『성에꽃』 (문학과 지성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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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살던 아파트를 포함하여 동촌 강이 내려다보이는 동네에 둥지를 틀고
산지도 20년 가까지 되건만 단 한 번도 깡깡 얼어있는 강을 보지 못했다.
그 옛날처럼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거나 이편 강둑에서 저편으로 걸어서 건너가는 일은 이제 영영 불가능할 것 같다. 며칠 전 강 가장자리에 얇은 얼음을 드리우는가 싶더니 오늘의 날씨에도 그 자리엔 말간 햇살에 물비늘이 반짝인다.
사람들은 벌벌 떨며 움츠리고들 다니지만 겨울 사정이 이러하니 어느 처마 밑에
고드름이 매달리는지 새벽버스에 성에꽃이 피는지 알 수가 없다.
새벽버스를 탈 기회가 없어 모르긴 해도 80년대에 피었던 그 성에꽃이 완전히 멸종되지는 않았으리라. 그들이 토해낸 '막막한 한숨'이 소멸되지 않는 한.
문정희 시인은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이 성에꽃을 ‘투명한 니르바나의 꽃’이라 했다. ‘가장 가혹한 고통의 밤이 끝난 자리에 가장 눈부시고 부드러운 꿈’으로 일어선 것이라고 했다. 정윤천 시인은 새벽기차에 피어난 성에꽃을 ‘하얀 누비옷을 입고’있다고 표현했다. 그러고 보니 재작년인가에 나도 본 것 같다. 비록 아파트 베란다 창에 소박하게 핀 성에꽃이었지만. 성에꽃은 ‘엄동 혹한일수록’ 더욱 선연히 피고, 가혹한 고통의 밤을 통과할 때 가장 눈부시게 피어난다. 어두운 시대의 아픔이 크고 삶의 애환이 깊고 고통스러울 때 무슨 기가 막힌 ‘전람회’의 작품처럼 다채롭게 피어난다.
사실 힘겨운 삶은 어느 시대 어떤 정권 아래서나 존재하는 것이므로 지금도 새벽버스를 타고 가는 ‘입김과 숨결’ 앞엔 성에꽃이 피고 또 진다.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보면서 그들에 대한 연민이 깊어만 간다.
그 사이로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도
스쳐지나간다.
그 친구는 차가운 감방에 갇혀있거나 어쩌면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게도 가까이 지내진 않았으나 그런 친구가 있다.우울한 시대와 맞장을 뜨다 고꾸라져
지금은 어느 차가운 별에서 홀로 새우처럼 잠들어 있는지.
벗을 생각하며 없는 꽃 대궁마저 빡빡 주먹으로 지워버린다.( 권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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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12.28 00:14
-석별의 정 (Auld Lang Syne)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잘 가시오 잘 있으오
축배를 든 손엔
석별의 정 잊지 못해
눈물만 흐르네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축배를 듭시다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In a few days the new year will be b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