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 들꽃 학교 / 김영교
2017.09.17 17:54
들꽃 학교 / 김영교
낮이 긴 이민들판은
너풀너풀 초록 책상이 수북 기댄 교실이다
양지에서든 그늘에서든
저마다 최선을 다해
꿈 몽우리 매어 단다
앞서려 다투지 않고 색깔 다르다 내치지 않는다
교정 가득 들녘 가득
작고 낮아 잘 보이지 않는 급우들의 키
사이좋게 이슬 젖는 야외학교에서는
뽐내는 일등도 기죽은 꼴지도 없다
햇볕 앞에 작은 어깨 나란히
밤이면 별빛 목욕하는 풋풋한 향기
개학도 졸업도 땀에 젖은 사계절이 도맡아 여닫는다
다년생 신입생 북적대는 봄 학기마다
일년생 전학 오는 바다건너 씨앗들
바람이 높아 흔들리고 넘어져도
이웃 풀이 일으켜 세워 또 일어서는 질긴 혼
가물어 물기 없는 불황을 밀어내는
그 약초 같은 들풀 시어들
이제 월반할 일만 남았다
9/18/2017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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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9.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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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7.09.18 10:51
척척박사님:
입궐을 축하드립니다.
등을 돌리시고 열애에 빠진 삶의 마무리 작업
후련하게 정리정돈 그리고 부상
건강한 발걸음
축하드립니다. 댓글도요
-나 그대만을 위해서 피어난
저 바위틈에 한송이 들꽃이여
돌틈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처럼 핀다 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 가리라
언제나 잔잔한 호수처럼
그대는 내 가슴에 항상 머물고
수 많은 꽃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
돌틈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처럼 산다 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 가리라
오색이 영롱한 무지개여
그대는 내 가슴에 항상 머물고
수 많은 꽃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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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9.19 05:33
한달전..
D B Cal 에서
보헤미안 스타일로사는 L A 근교 Pasadena 로 둥지를
어떻게 보면 좀 추잡하고 자유분방 생활로 보이겠지만
그 속의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자유롭고 정신적인 풍요를 강조하는
이미지가 있네요.
근래에는 집시들의 패션도 보헤미안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나 봅니다.
보헤미안스타일이라고해서 딱히 특별할건 없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입는 모든스타일이 보헤 미안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그래도 딱히 꼬집어서 두드러진 특색을 이야기하자면
약간의 원색적이거나 자연친화적인 색깔의 옷들이
보헤미안 스타일의 기본이라고 할수 있다고들 말함니다만 ?.
어찌 되었든 아직도 어리벙벙 70% 이상 주민이 대졸 근처에
세계적 과학의요람 칼택이 자리하고 있으니..
남은인생 열심이 살아야겠다는 의지력으로 ???
추천 -
Chuck
2017.09.21 05:03
Ode to joy,
시인 채희문 그리고 부인 수채화가 이부혜씨는 그들의 금혼기념 시화전집, titled"
아직도 가슴 설레는 반행 50년", 을 최근 publish했습니다.
채희문씨는 60여권의 시집을 펴낸 시인으로서 본인이 우리 에게 몇몇 시들을 소개한바 있습니다.
반행을 위한 노래
어차피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가지는 못하네
도중에 헤어지기 마련
그러나 한세상 살며 만나는 동안
되도록 같이 높게 날아 올라
함께 멀리 내다도 좀 보고
천길 깊은 마음에서 출토되는
속 깊은 생각도 주고 받아 보고
비오는 날은 한마음 창가에서
한 빗방울로 축축이 젖어도 보고
눈 오는 날은 목화솜 같은 눈송이로 만나
한 눈사람으로 녹아도 보고
지는 가을 햇빛 뒤돌아 보며 떠나는
가랑잎 하나에도
빈 그릇 가슴되어
한 눈물로 가득 채워도 보고
하여튼 나는
그대가 추운 입술로 떨고 있을 때
그대 앞에 따끈한 차 한 잔이고 싶네
그대가 괴로움에 겨워 잠 못이룰 땐
나는 그대 머리맡에
진한 감로주 한 잔이고 싶네소슬비/채희문 .
가을 비엔
우산도 소용없네
가슴부터 젖으니까
우수수 지는 나무잎엔
빗자루도 별 수 없네
가슴 속 낙엽들은
그대로 있으니까
이처럼 속절없이 가을은 가지만
타오르는 단풍잎처럼 그리움은 남아
아득한 하늘자락까지 사무치다가
시나브로 빗물되어
소슬비로 내리네
......
영원한 아리아/채희문
샘물처럼 샘솟는 외로움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그리움이
하늘까지 설움처럼 서렸다가
시도 때도 없이 빗물로 내리나요
겨울이면 더욱 사무친 사연되어
하얀 눈꽃으로 내려 쌓이나요
아, 그런 슬픔의 시간들이
아, 그런 아픔의 세월들이
강물처럼 흐르고 흘러
가이 없는 바다로 넘쳐
불러도 불러도 못다 부르는
천년의 노래가 되나요
영영 부르고 부르다 죽을
영원한 사랑의 아리아가 되나요
......
가을 아내 소고 / 채희문
으레 안에 있는 아내여서 그랬을까
으레 옆에 있는 여편네여서 그랬을까
으레 마주 눕는 마누라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이 몸 한눈파느라 여념이 없어서 그랬을까
그처럼 그냥 있는지 없는지 싶던 아내가
어느 날부터인가, 아니 날이 갈수록 점점
태산처럼 커지며 엄청나 보이데
하늘처럼 한없이 높아지며 드높아 보이데
아, 그러다가 어느날 어느 순간엔
새끼들한테 다 파먹히고 난
빈 우렁이 껍데기처럼 가련해 보이데오늘 올린 "가을 아내 소고"는 빛나는 구절이라 나도 동감 ~
그 가운데서도 마지막 구절
"아, 그러다가 어느날 어느 순간엔
새끼들한테 다 파먹히고 난
빈 우렁이 껍데기처럼 가련해 보이데"란 구절에서 내 마음도 울리는 것이 있었지요.
자기 새끼를 위해 온몸을 다 파 먹히는 새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자기 아내에게서 희생된 그 모습을 보는 시인의 눈길이
단순한 동정의 차원을 넘어 종교적인 데까지 이르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했어요.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희생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의 어머니도 그런 희생의 모습을 아련히 보이기 마련인 듯... -
김영교
2017.09.21 17:08
척척박사님: 외출했습니다. LA까지. 운전을 즐기며 많은 생각을 하며 그리고 비뿌린 목요일
상쾌한 오전이 더없이 사랑스러웠습니다. 돌아와 지금은 늦은 시간 아, 채희문시인을 만났습니다.
그러네요! 공감 내지 empathy 단계까지. 지평이 넓혀지는 느낌입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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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7.09.22 16:00
척척박사님: 채희문시인을 다시 만남니다. 백석을 계속 만나듯 계속 만날것입니다.
지적하셨듯이 빈 우렁껍데기, 가시고기도 떠오른군요. 지금도
참으로 유행했던 ‘Green Green Grass Of Home’ - Tom Jones & Englebert Humperdink
지금도 넘넘 좋아하는데 유감스럽게 동영상은 저작권 운운 볼수없다는 군요.
개만도 못한 인간, 사람보다 나은 개, 절절합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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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9.23 00:04
"Green Green Grass Of Home Tom Jones & Englebert Humperdink with lyric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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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2017.09.23 03:44
가장 아름다운 인생의 교향곡!
인간의 가슴 안에는 수많은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습니다.인생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바로 감사라는 음악입니다.
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감사라는 음악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가장 추하고 쓸모 없는 불평이라는 음악을 애용하는 사람은 너무도 많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은 우리가 불평이라는 음악으로 낭비하기에는 너무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울리는 불평의 음악을 이제 꺼 두십시오.
당신 입에서 나오는 불평, 그것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당신 인생 전체를 무너뜨리고도 남을 힘을 지닐 테니까요.
- 삶에 휴식이 되는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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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교
2017.10.02 07:25
척척박사님:
"Thank you for being you" 기대치를 높혀주시는 댓글의 달인!
사이트가 촉수높게 밝아졌네요.
추석 잘 보내시기를....
당신에게 행운이~ 김 영교 시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미소와 함께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메울수가 없다"는
옛 말이 있듯
두잎이 세잎되고
세잎이 "행운의
네잎"이 되어도
다섯잎을 채우려는
끝없는 욕심을
맑고 청명한
가을 문턱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