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2 19:12

가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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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이 먼저 파악해버린다

겨울나기가 심상치 않는 사이버 계절
어김없이 다가온 가을은 황금빛 이불을 펴고
겨울왕자의 발걸음을 기울인다
지열이 도망갈까
벼이삭 이불 솜을 결결이 들이고
층층이 세워
때를 아는 예언자

뒷뜰에
한 장 두 장 쌓이는
여름내 푸르게 써서 땅에게 보내는
나무의 사랑편지, 뚝뚝 떨쿠는 핏빛 떨림

뻣뻣한 목
숙일수록 흙냄새 가까워
이보다 더 단순한 행위 또 있을까

풍요의 시간과 비움의 실천이
상차린 신의 식탁
가을들녁

단순 사랑, 계절도 단순
가을이 여기에
통째로

세상이 다 알아버린다.

*경안의 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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