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 애초부터 나뭇잎은 / 김영교
2017.07.21 21:14
애초부터 착오였나 / 김영교
물끼가 달아나자
나뭇잎은 말라갔다
드디어 바스라졌다
양가죽이면 몰라도
어찌 거시기를 가릴 엄두를
부끄러워서 일까
고개를 내밀수도 없어
어두운 곳에 몸을 감추고 멀리 피할 수 밖에
드러난 알몸
핑계의 잎이 가려주었다
살점이 찢겨졌다
뼈 부딛는 소리
'어디에 있느냐' 강한 바람 목소리가 찾고있는데
부끄러움 뒤에 숨어
'여기 있나이다'*
눈물이 떨며 간신히 대답한다
저 언덕 붉은 피에 천하가 잠길 때
그 큰 업편(葉片)에 염록체 점 하나
그 나뭇잎 배는 세상을 띄운다
동이 서에서 먼 그 해도안에서
*Adam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