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이유를 묻거든 / 김영교


어느날 창공을 나는 새를 바라보다가 

자신이 몹시 답답하다고 느껴졌다


새들은 높은 산을 넘을 때 두고 온 둥지를 생각할까

비울수록 멀리 그래서 뼈속까지 비우는 새 

이 움직이는 날개일수록 높이 솟는다 

바람과 햇빛 따라 

새는 

날개짓에만 자연스럽게 몰입한다 


왜 가벼워 지지 않는가, 나는 

새는 날개가 감당하지 못하는 더 큰 비행을 시도하지 않아 

훨씬 적으면 적은 대로 

그 단순성과 자유 속에서 순수 비상의 기쁨을 누리는 지혜가 있다 

무게가 없는 깃털 

나에게 그 날개가 없기에 새가 부러운 걸까 


나보다 훨씬 작은 몸집이 

테두리 없는 창공에 가 닿는 

질서 안에 우주만한 자유 

그리고 늘 따라붙는 당당함과 의연함이 내겐 없어 

이렇게 답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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