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지문 (미주문학 여름호)
2007.03.26 06:43
음성지문 (聲紋) 5/7/07
김영교
쌍둥이 이모님은
한 남자를 사랑하다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사촌 시누이의 쌍둥이 아들 두 녀석은
그 어려운 의학전공을 재미 있어해 신통했다
취미와 용모
걸음걸이와 머리털 누운 방향
사탕 깨물어 먹는 버릇까지
너무 서로 닮아 가족들 조차 헷갈렸다
각막이식 거부로 시력을 잃은 어머니
용케 알아보신다
말 할 때 목소리 하나로
범죄 사건 현장은
손바닥 열개의 다 다른 손가락 지문을 채취한다
지구 위 모든 종족, 다 다른 언어
자기들만의 문화
같은 말 다른 목소리로 체득한다
이제야 알겠다
음성에 지문을 두어
식별토록 하는
목소리만 그러하랴
안팎으로 지문 아닌 것 하나도 없다
인간, 다 틀린데 다 똑 같은 체온
개별의 아름다움
다 똑 같으며 다 틀리는
혼의 지문
그의 감별법.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90 | 한 한송이 정 한송이 | 김영교 | 2011.08.13 | 562 |
489 | 땅콩다리 건너 / 김영교 | 김영교 | 2010.01.22 | 562 |
488 | 이런 날에는 연/2nd editing | 김영교 | 2007.03.05 | 562 |
487 | 부치지 않은 편지 | 김영교 | 2004.10.28 | 562 |
486 | 눈 내리는 연하장 | 김영교 | 2003.12.01 | 561 |
485 | 찬양 | 김영교 | 2004.09.06 | 560 |
484 | 축복 / 김영교 | 김영교 | 2011.02.08 | 558 |
483 | 그래도 인간은 행복하다 | 김영교 | 2005.05.02 | 558 |
482 | Re.생명의 날개 | 김영교 | 2003.05.14 | 557 |
481 | 자루 가슴 / 김영교 | 김영교 | 2009.08.29 | 556 |
» | 음성지문 (미주문학 여름호) | 김영교 | 2007.03.26 | 554 |
479 | 초설부 | 김영교 | 2010.12.10 | 553 |
478 | 두 개의 안경 / 김영교 | 김영교 | 2010.08.29 | 553 |
477 | 명품 보존의 길 / 미주문학 여름호09 | 김영교 | 2009.02.14 | 552 |
476 | 해녀들의 숨비소리 | 김영교 | 2004.11.27 | 551 |
475 | 음악의 창 | 김영교 | 2004.06.22 | 547 |
474 | 가울 밤 / Rene의 You'll never walk alone | 김영교 | 2011.11.12 | 546 |
473 | 겨울기도 / 김영교 | 김영교 | 2011.02.04 | 546 |
472 | 빗자루 / 김영교 | 김영교 | 2010.03.16 | 546 |
471 | 국화꽃 숲에서 | 김영교 | 2005.10.16 | 5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