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8 15:17

탄탈로스 산닭

조회 수 2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탄탈로스 산 닭 /강민경

 

 

어떻게 알고 왔을까?

탄탈로스*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내리는데

오래 기다렸다는 듯 살금살금

눈을 맞추며 다가오는 산 닭 여러 마리

동그란 눈알들이 반들반들 빛이 난다

 

흔치 않은 일이라 신기하고

사람에게 다가오니 수상하고

나를 자꾸 따라오니 이상해서

야 너희들 뭐야하고 소리 내어 외쳐 보았지만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산 닭들 앞에

내가 오히려 무색하고 황당하다.

 

산 닭의 저 눈빛

겁먹은 눈이 아니다

빛 받으러 온 험악한 눈알이다

이곳은 저희의 텃밭이니

입장료를 내라며

막무가내로 떼쓰며 덤벼드는 데야

사람 체면에 날짐승과 싸울 수도 없고

간식거리로 가지고 다니던 새우 깡까지 다 내어 주고 난 뒤에야

알았다.

 

내 측은지심이

산속 저들의 구걸의 명분을 지켜주었다는 것을 산 닭들도 알았을까

가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고 홰를 치며 운다

                 

                                       *지역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74 싱크대 안 그리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30 7
2273 길바닥에 고인 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23 11
2272 적토(積土)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09 13
2271 별 셋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16 13
2270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1 29
2269 나뭇잎 파동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8 29
2268 땅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25 29
2267 가지 끝 나뭇잎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02 29
2266 신록의 축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04 39
2265 변하는 말과 꼬리아 김우영 2012.06.23 44
2264 그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2 44
2263 목이 말라도 지구는-곽상희 file 미주문협 2020.09.06 49
2262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14 55
2261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8 61
2260 시조 내 삶의 시詩를 찾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07 63
2259 시조 등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0 64
2258 낙화의 품격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8 64
2257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67
2256 시조 독도 수호의 길 (1)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8 67
2255 자존심 성백군 2012.07.22 6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