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6 13:49

두개의 그림자

조회 수 2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 개의 그림자/강민경                           

 

 

밤길을 가다가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내 크고 작은 두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이 적에는 어려서 몰랐고

장성한 뒤에는 철이 들어서 안 보였던

크고 작은 가로등 불빛이 거미줄처럼 얽혀

길인 듯 나와 하나를 이루고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끝없이 따라옵니다

시를 짓듯 소설을 쓰듯……

 

그들의 문장을 읽으려고

내가 두 눈을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작은 내 그림자는 또렷해지고

키 큰 내 그림자는

어느새 저만치 희미해집니다.

 

세상사

외줄 타듯 살아온 내 삶이 나도 모르게

두 그림자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림자도 덩달아 서성거립니다

그동안 오래 살았다고

이제는 한쪽을 선택할 때라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아직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그림자가 더 크게 보이니

가로등 불빛 내 나이를 태우나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7 시조 몽돌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7 185
1056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85
1055 삶의 조미료/강민경 1 강민경 2020.01.09 184
1054 편지 김사빈 2007.05.18 183
1053 인생 성백군 2012.02.10 183
1052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윤혜석 2013.06.30 183
1051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3
1050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83
1049 기타 시간 그리고 사랑 (작은나무의 작은생각) file 작은나무 2019.03.04 183
1048 시조 빨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1.28 183
1047 시조 이제 서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4 183
1046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83
1045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2005.11.23 182
1044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김사빈 2007.06.04 182
1043 나와 민들레 홀씨 강민경 2012.10.04 182
1042 심야 통성기도 하늘호수 2017.09.28 182
1041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82
1040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82
1039 지상에 별천지 강민경 2019.09.23 182
1038 대낮 하현달이 강민경 2020.05.22 182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