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 성백군

 

 

바닷가에서

일렬횡대로 선 방풍림 야자나무

잎들이 바람에 쓸릴 때, 그 중

떠오르는 한 여자가 있다

 

흩어지는 머리카락 추스를 생각도 않고

넋 나간 사람처럼 수평선만 바라보는 저 모습

아직도 나를 잊지 못하는 그리움인가

아득하여

더듬어 찾아 나서는데

!, 코코넛 열매가 폭탄처럼

내 어깨를 스치며 발밑에 떨어진다

 

깨우지 말고 그대로 두란다

흐느끼는 사람은 흐느끼는 대로

꿈꾸는 사람은 꿈꾸는 그대로 두고

너는 네 갈 길로 가란다

 

그렇겠구나

야자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면

그 여자의 머리카락이 기억에서 깨어나 가지런해지면

바람은 내게로 와

나를 흔들어 내 일상이 무너지고

한평생 일군 내 가정은 깨어지고

그렇겠구나! 착한 내 아내가…….

 

흔들어라

바람에 쓸리는 야자나무 넓은 잎이여,

추억 속에 남아있는 여자의 검은 머리카락이여,

흔들리면서 그리움을 지울 수 있다면

그리움이 내게로 찾아와 비밀이 된다면

흔들어라, 가끔 바람 없는 날이면

아무도 모르게 나도 살짝살짝 흔들려 보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3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71
1572 늦가을 땡감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22 140
1571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11.08 556
1570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81
1569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29
1568 늦깎이 1 유진왕 2021.07.29 118
1567 늦봄의 환상 file 손영주 2007.05.13 155
1566 수필 늦은 변명 김학 2020.12.18 150
1565 님께서 멀리 떠날까 봐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6 106
1564 님의 생각으로 유성룡 2006.07.24 205
1563 님의 침묵 강민경 2008.09.23 237
1562 다를 바라보고 있으면-오정방 관리자 2004.07.24 314
1561 다시 돌아온 새 강민경 2015.09.26 115
1560 다시 찾게 하는 나의 바다여 - 김원각 泌縡 2020.05.25 116
1559 시조 다시한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30 86
1558 희곡 다윗왕가의 비극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31
1557 희곡 다윗왕과 사울왕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26
1556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강민경 2019.05.04 69
1555 단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05 235
1554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40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