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이민 34년
서툰 우리 말을 당연히 여겨
탓 한 일이 없는데
잔뼈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엄마 얼굴을 마주하고
참깨와 함께는 어떻게 다르지요 라고
물어 올 때면
확확 닳아 오르는 가슴 속, 요동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구심점이
올곧게 박혀 있음의 확인이랄까
맵고 짠, 어쩐지 서러운 바람 헤쳐내다
알게 모르게 못 다 푼 매듭이었을까
설명 안 해도 될 말까지 부풀려
너스레까지 느는 내 순정에
짜증스러워 않는 대견스런 아이들이
축축이 젖은 눈 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잔주름이 일어선다
미국인 같은 한국인의 어정쩡함을
확 거둬 낸 것 같은 시원스러움에
가슴 훈훈하고, 순간일지라도
이방인이라는 낱말을 거둬낸다
집집이 소식 전하는
우체부의 변함없는 발걸음처럼
마음 구석구석 추스르는 내일이 따뜻하다
시
2014.02.25 19:4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73 | 석류의 사랑 | 강민경 | 2005.06.28 | 521 | |
2272 | 풀 잎 사 랑 | 성백군 | 2005.06.18 | 303 | |
2271 |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 김우영 | 2011.10.01 | 673 | |
2270 | 빈 집 | 성백군 | 2005.06.18 | 256 | |
2269 |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 나은 | 2008.08.26 | 579 | |
2268 | 도마뱀 | 강민경 | 2005.11.12 | 254 | |
2267 | 낙관(落款) | 성백군 | 2011.01.07 | 514 | |
2266 | 무 궁 화 | 강민경 | 2005.07.12 | 331 | |
2265 | 아우야, 깨어나라 고영준 | ko, young j | 2005.05.18 | 355 | |
2264 | ‘위대한 갯츠비(The Great Gatsby)’를 보고나서 | 김우영 | 2013.05.23 | 670 | |
2263 |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 전재욱 | 2005.01.01 | 344 | |
2262 | 쿼바디스 나마스테- 나마스테 | 관리자 | 2004.07.24 | 562 | |
2261 | 흰 머리카락 | 성백군 | 2005.08.26 | 273 | |
2260 | 가슴이 빈 북처럼 | 강민경 | 2010.03.09 | 871 | |
2259 | 강을 보며, 바다를 보며-오정방 | 관리자 | 2004.07.24 | 492 | |
2258 | 그대! 꿈을 꾸듯 | 손영주 | 2008.02.28 | 392 | |
2257 | 땅과 하늘이 마주 보는 비밀을 | 강민경 | 2010.07.06 | 1003 | |
2256 | 모닥불도 처음엔 | 강민경 | 2010.06.15 | 891 | |
2255 | 연꽃과 연등 - 나마스테 | 관리자 | 2004.07.24 | 837 | |
2254 | 우리말 애용론 | 김우영 | 2011.04.20 | 5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