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이민 34년
서툰 우리 말을 당연히 여겨
탓 한 일이 없는데
잔뼈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엄마 얼굴을 마주하고
참깨와 함께는 어떻게 다르지요 라고
물어 올 때면
확확 닳아 오르는 가슴 속, 요동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구심점이
올곧게 박혀 있음의 확인이랄까
맵고 짠, 어쩐지 서러운 바람 헤쳐내다
알게 모르게 못 다 푼 매듭이었을까
설명 안 해도 될 말까지 부풀려
너스레까지 느는 내 순정에
짜증스러워 않는 대견스런 아이들이
축축이 젖은 눈 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잔주름이 일어선다
미국인 같은 한국인의 어정쩡함을
확 거둬 낸 것 같은 시원스러움에
가슴 훈훈하고, 순간일지라도
이방인이라는 낱말을 거둬낸다
집집이 소식 전하는
우체부의 변함없는 발걸음처럼
마음 구석구석 추스르는 내일이 따뜻하다
시
2014.02.25 19:4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3 | 사랑한단 말 하기에 | 유성룡 | 2006.08.13 | 232 | |
1432 | 어머니날의 엄니 생각 | 김사빈 | 2007.04.30 | 232 | |
1431 | 푸른 언어 | 이월란 | 2008.04.08 | 232 | |
1430 | 시 | 빛의 공연 | 하늘호수 | 2015.11.30 | 232 |
1429 | 시 | 안개꽃 연정 | 강민경 | 2016.06.27 | 232 |
1428 | 시 | 설국(雪國) | 하늘호수 | 2016.01.10 | 231 |
1427 | 수필 | 영화 '귀향'을 보고-최미자 | 미주문협 | 2017.10.02 | 231 |
1426 | 시조 |
손을 씻으며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10.13 | 231 |
1425 | 산수유 움직이고 | 서 량 | 2005.03.28 | 230 | |
1424 | 촛불 | 강민경 | 2006.07.12 | 230 | |
1423 | 하늘을 바라보면 | 손영주 | 2008.02.28 | 230 | |
1422 | 시 | 고맙다. ‘미쳤다’는 이 말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4.09 | 230 |
1421 | 시조 |
코로나 19 –76주년 광복절에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8.15 | 230 |
1420 | 地久 | 천일칠 | 2007.03.08 | 229 | |
1419 | 시조 |
추억追憶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1.27 | 229 |
1418 | 시 |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2.11 | 229 |
1417 | 기타 | 공전과 자전 / 펌글/ 박영숙영 | 박영숙영 | 2020.12.13 | 229 |
1416 | 시 | 세상인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4.05 | 229 |
1415 | 아픔이 올 때에 | 김사빈 | 2007.09.11 | 228 | |
1414 | 가시내 | 이월란 | 2008.03.13 | 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