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파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잔가지도 흔들렸는데
죽은 나뭇가지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거칠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꼼짝 않는 새 한 마리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보드라운 깃털 살랑살랑
활짝 열린 날갯짓
잠자는 잔가지를 흔들어 깨우고 있다
그렇구나
죽은 나무를 살리고 싶은 거였어
산 나무도 새를 품지 못하면 죽은 나무라고
죽은 나무를 흔들어 깨우는 새
죽은 나무를 깨우고 싶어하는 새나
이 풍경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나나
바람을 등에 업고 살아
검고 앙상한 뼈 드러내고도 잘 견디면
생불 하는 세상
풍파에 흘러내린 내 어깨도
죽은 나무에
생명을 나눠 주는 새처럼
바람을 껴안는다
시
2014.05.19 07:18
죽은 나무와 새와 나
조회 수 46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6 | 갈릴리 바다 | 박동수 | 2006.08.14 | 344 | |
275 | 사랑한단 말 하기에 | 유성룡 | 2006.08.13 | 232 | |
274 | 폭포 | 강민경 | 2006.08.11 | 201 | |
273 | 외연外緣 | 유성룡 | 2006.08.06 | 198 | |
272 | 곤보(困步) | 유성룡 | 2006.07.27 | 403 | |
271 | 님의 생각으로 | 유성룡 | 2006.07.24 | 205 | |
270 | 물레방아 | 강민경 | 2006.07.22 | 442 | |
269 | 무사고 뉴스 | 성백군 | 2006.07.19 | 243 | |
268 | 봄볕 | 성백군 | 2006.07.19 | 145 | |
267 | 꽃샘바람 | 성백군 | 2006.07.19 | 218 | |
266 | 송어를 낚다 | 이은상 | 2006.07.19 | 333 | |
265 | 한송이 들에 핀 장미 | 유성룡 | 2006.07.18 | 484 | |
264 | 이 아침에 | 김사빈 | 2006.07.15 | 245 | |
263 | 내 고향엔 | 박찬승 | 2006.07.13 | 350 | |
262 | 촛불 | 강민경 | 2006.07.12 | 230 | |
261 | 살아 갈만한 세상이 | 김사빈 | 2006.06.27 | 304 | |
260 | 6.25를 회상 하며 | 김사빈 | 2006.06.27 | 523 | |
259 | 가슴을 찌르는 묵언 | 김용휴 | 2006.06.22 | 476 | |
258 | 바람좀 재워다오/김용휴 | 김용휴 | 2006.06.18 | 345 | |
257 | 대금 | 김용휴 | 2006.06.13 | 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