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9 16:40

가을 퇴고 / 성백군

조회 수 2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퇴고 / 성백군

 

 

나뭇잎 물든

가을 숲길을 걷습니다

낙엽들이 어깨에 부딪히며 발끝에 차이며

땅 위에 떨어져 뒹굽니다

 

하늘은

맑고, 멀고, 너무 높아 따라갈 수 없어서

평생 지고 다니던 괴나리봇짐을

다 풀었습니다

 

노란 잎, 빨간 잎……,

벌레 먹고 멍든 잎들을 내려놓을 때가

가장 아팠습니다만

품 안의 자식들마저 제 삶 따라 떠나고

직장에서도 쫓겨나다시피 한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커피숍에 들여

흰 머리 애어른들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계급장이 위력을 발하지 못하는 초등학교 동기들

, ,” 하고 마구 이름을 부르다 보니

순수한 시() 한 편이 되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9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15
1328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214
1327 구심(求心) 유성룡 2007.06.06 214
1326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1 214
1325 바람에 녹아들어 강민경 2008.06.09 214
1324 바다에의 초대 file 윤혜석 2013.08.23 214
1323 낙화.2 정용진 2015.03.05 214
1322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14
1321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1 214
1320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214
1319 허리케인 카트리나 성백군 2005.09.03 213
1318 꽃비 강민경 2006.04.07 213
1317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213
1316 이상기온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23 213
1315 그래야, 허깨비가 아니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9.21 213
1314 해 후(邂逅) 천일칠 2005.01.27 212
1313 강민경 2006.02.19 212
1312 곤지(困知) 유성룡 2007.02.28 212
1311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3.04 212
1310 과수(果樹)의 아픔 성백군 2008.10.21 212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