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11:59

봄날의 충격

조회 수 1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날의 충격/강민경                          

 

 

징그럽게 맑은 봄볕이 원인이었어

새끼들 데리고 어서 나오라 부추긴

짙푸른 하늘도 어미의 죽음을 재촉한 독이었어

길바닥에 묘혈을 파다니

새끼 오리에게서 어미를 빼앗아 간

차마 잊지 못할

봄날의 충격일 줄을 어찌 알았겠어

 

건널목도, 멈추라는 표시도 없는

4차선 도로는 사람도 건너길 꺼리는데

한 낫 날짐승인 오리 주제에

어린 것들과 사지로 든 도전이라니

  

멈출 줄 모르는 차를 보는

내 다급함, 들을 귀가 없는 오리에게

위험해, 어서 나와 라는 말 

어어 저- 더듬는 순식간

덜커덩 투 둑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진 어미,

새끼 걱정에 눈을 감지 못한다

애고  

저 어린 새끼들은 또 어쩌지!

 

방심하면 언제 어느 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상사 야박함을 고발하는

봄날에 충격,

허겁지겁 털도 안 자란 날개 푸드덕 벌벌

가던 길 앞다퉈 되돌아오는 새끼들이

안타까워 서성이는 나를 피해

길가 풀숲을 파고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4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194
1133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94
1132 겨울 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1.28 194
1131 시조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8 194
1130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95
1129 정의 - 상대성이런 박성춘 2007.12.17 195
1128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3.22 195
1127 쉼터가 따로 있나요 강민경 2016.05.28 195
1126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95
1125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4 195
1124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3.13 195
1123 " 이제 알았어요 " " NOW I KNOW " young kim 2021.03.23 195
1122 코스모스 길가에서 천일칠 2005.09.26 196
1121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96
1120 바다 성백군 2006.03.07 196
1119 배달 사고 성백군 2013.07.21 196
1118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6
1117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96
1116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96
1115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96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