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긴 참말은 / 강민경
차창 밖 길가에 새가 죽어있다
날개는 있는데 날지 못하는 그
날개는 없는데 달리는 나
그의 죽음을 보자마자
길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서둘러 달리는 차량처럼
앞만 보고 질주하던 나는
내게로 난 길을 돌아
내가 태어난 집 안으로 들며
안도한다
좀 전에 본 죽은 새를 잊으려고
나의 죽음은 묻지도 않는데
질긴 세상은 소리소문없이
내가 끌어안고 달려온 하늘과 길과
들의 풀과 나무들을 풀어
에둘러
새겨준 한 마디 참말에는
차창 너머로 보았던 죽은 새의 날개는
누군가가 태어날 때 본 일이 없었지만
자연스레 접목되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가 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16 | 재외동포문학의 대약진 | 이승하 | 2005.04.09 | 373 | |
1915 |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이승하 | 2007.04.07 | 373 | |
1914 | 수필 | 명상의 시간-최용완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7.31 | 372 |
1913 | 봄과 두드러기 | 성백군 | 2006.04.19 | 371 | |
1912 | 아침 서곡 | 손영주 | 2007.05.05 | 371 | |
1911 | 내 구두/강민경 | 강민경 | 2013.05.15 | 371 | |
1910 | 시 | 황혼 결혼식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01 | 371 |
1909 | 만남을 기다리며 | 이승하 | 2005.07.10 | 370 | |
1908 | 예수님은 외계인? | 박성춘 | 2008.01.27 | 369 | |
1907 | 창문가득 물오른 봄 | 이 시안 | 2008.04.02 | 369 | |
1906 | 흔들리는 집 2 | 이월란 | 2008.04.25 | 369 | |
1905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69 |
1904 | 방귀의 화장실 | 박성춘 | 2008.03.25 | 368 | |
1903 | (단편) 나비가 되어 (4) | 윤혜석 | 2013.06.23 | 367 | |
1902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65 |
1901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65 |
1900 | 꿈꾸는 산수유 | 서 량 | 2005.04.02 | 363 | |
1899 | 마늘을 찧다가 | 성백군 | 2006.04.05 | 363 | |
1898 | 배꼽시계 | 강민경 | 2008.12.20 | 362 | |
1897 | 가련한 예수를 위하여ㅡ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리는 시 | 이승하 | 2011.12.23 | 3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