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3 17:21

관계와 교제

조회 수 2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관계와 교제 / 성백군

 

 

공원 나무 밑 좌판 옆 바닥에

조촐한 저녁상이 차려져 있다

물그릇과 모이, 먹다 남은 통조림.

새들이 날아와 물을 마시고, 길고양이

허겁지겁 음식을 먹으며 힐끔거린다.

 

누굴까, 저 착한 마음은

부자가 재산을 털어 공궤하는 것은 아닐 테고

어쩌다 나들이 나온 사람이 미리 준비한 것도 아닐 것이고

어느 마음씨 고운 이가?

아니야,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럼, 동물애호가 단체에서 왔다 간 걸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 일주일 휴가차 본토에 있는

아이들 삼 남매 부부가 손자 손녀 여섯 데리고 와서

북새통을 치는 대는 내 새끼들이라도 감당이 안 되었었는데……

 

저어~ , 저 소외된

저녁 어스름 속 등 굽은 노숙자

잠자리 찾아 좌판 옆 의자에 앉아

먹이를 정리하며 뒷수습을 하는데

새들이 먼저 알고 그의 어깨에 앉고, 길고양이

무릎으로 파고들며 반긴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없고

혈족도, 주종관계도 아니지만

매일 만나서 일상을 나누는 교제가 아름다워

한 폭의 그림 같다고

일몰이 가다 말고 멈춰 서서 시샘한다

늦었지만 저도 할 수 있다며

종일 무심했던 하늘을 서산에 매달고

벌겋게 물들인다

 

   808 - 03262017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1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68
1330 잔설 성백군 2006.03.05 169
1329 어머니의 웃음 성백군 2008.05.09 169
1328 5월 들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6.20 169
1327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69
1326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69
1325 사랑(愛)…, 사랑(思)으로 사랑(燒)에…사랑(覺)하고….사랑(慕)한다……(1) 작은나무 2019.04.07 169
1324 가지 끝에 내가 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20 169
1323 수국 file 김은경시인 2020.11.19 169
1322 가을을 아쉬워하며 / 김원각 2 泌縡 2021.02.14 169
1321 평화의 섬 독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1 169
1320 시조 펼쳐라, 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7 169
1319 봄, 낙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8 169
1318 물(水) 성백군 2006.04.05 170
1317 열병 유성룡 2008.03.27 170
1316 첫눈 하늘호수 2015.12.11 170
1315 꽃의 결기 하늘호수 2017.05.28 170
1314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작은나무 2019.04.27 170
1313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8.03 170
1312 Fullerton Station 천일칠 2005.05.16 171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