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16 하늘을 바라보면 손영주 2008.02.28 230
1415 입동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13 230
1414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30
1413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30
1412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230
1411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30
1410 시조 코로나 19 –76주년 광복절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5 230
1409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230
1408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29
1407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9
1406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9
1405 또 하나의 고별 전재욱 2004.12.27 228
1404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28
1403 귀향 강민경 2006.05.29 228
1402 아픔이 올 때에 김사빈 2007.09.11 228
1401 가시내 이월란 2008.03.13 228
1400 기타 김우영의 한국어이야기 9 변하는 말과 꼬리아 김우영 2014.06.18 228
1399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8
1398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1397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8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