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20:03

옷을 빨다가

조회 수 2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옷을 빨다가/강민경

 

 

오늘내일 미루다가

다급해지면 손빨래를 한다

어깨허리 다리 온몸이 저릿저릿 요동치며

저절로 앓는 소리를 낸다

 

하던 일 멈추고

피곤한 몸 누이고

빨래는 빨아 입으면 깨끗한데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왜 쉽게 지워지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에 골똘하다 문득 창밖

봄꽃 따라온 오월의 푸르름, 하늘 찌르는 기상도 보고

그 그늘 밑

낮은 곳을 사모하여 허락된 땅에서만 사는

채송화도 본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는데

푸르름을 쫓아 기는 오월의 하늘같이

낮은 곳을 만족해하는 채송화같이

빨아 입으면 깨끗해지는 빨래처럼

삶이 단순하면 안 되는 걸까……,

 

세상에나 일하다가

이러고 있는 나는 뭐고

나도 사람이라서

지혜가 과욕이 될 때도 있구나

생각이 시간을 헛되이 보냈으니

손해를 볼 때도 있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7 바람구멍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28 210
996 탱자나무 향이 강민경 2006.03.05 211
995 하나를 준비하며 김사빈 2007.10.06 211
994 돌배나무 꽃그늘 속에서 성백군 2013.03.30 211
993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2.11.01 211
992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11
991 그래서, 꽃입니다 성백군 2014.07.11 211
990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212
989 곤지(困知) 유성룡 2007.02.28 212
988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4.10 212
987 너로 허전함 채우니 강민경 2012.06.26 212
986 시조 낙법落法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29 212
985 해 후(邂逅) 천일칠 2005.01.27 213
984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13
983 허리케인 카트리나 성백군 2005.09.03 213
982 강민경 2006.02.19 213
981 꽃비 강민경 2006.04.07 213
980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3.04 213
979 과수(果樹)의 아픔 성백군 2008.10.21 213
978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213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