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7 17:25

봄 편지 / 성백군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편지 / 성백군

 

 

편지가 왔다

주소도 수신자도 없는 편지가

이 산 저 산 앞들 뒷들로 날마다 오더니

우리 집 화단에도 봄을 가득 적어놓았다

 

바탕체, 돋움체, 굴림체, 궁서체,

모양도 갖가지이고

빨강, 노랑, 보라, 분홍, 하양, 색깔도 천차만별이라

잠시 어질머리가 될 때도 있지만

정신을 차리고 모양과 색을 구별하여 읽어보면

할미꽃,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매화, 동백, 벚꽃……,

 

주인 없다고 망설이지 마라, 벌 나비 분탕 치고

주소 모른다고 미루지 말라

바람이 눈치채고 제멋대로 끌고 다니면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엉망이 되고

내용도 조잡한 잡문이 된다

 

당신이 글쟁이면

머리를 열고 봄의 마음을 적어라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를 맡아보고 심장에다 새겨라

당신이 주인이고

당신이 봄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0 쉼터가 따로 있나요 강민경 2016.05.28 194
1109 기타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강창오 2016.05.28 579
1108 5월의 기운 하늘호수 2016.05.28 151
1107 걱정도 팔자 강민경 2016.05.22 174
1106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하늘호수 2016.05.22 301
1105 평론 런던시장 (mayor) 선거와 민주주의의 아이로니 강창오 2016.05.17 336
1104 산동네 불빛들이 강민경 2016.05.17 134
1103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8
1102 등대의 사랑 하늘호수 2016.05.14 192
1101 당뇨병 강민경 2016.05.12 115
1100 수필 5월을 맞으며 son,yongsang 2016.05.05 206
1099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16
1098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296
1097 수필 안부를 묻다-성영라 오연희 2016.05.01 413
1096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48
1095 4월에 지는 꽃 하늘호수 2016.04.29 313
1094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16
1093 수필 Here Comes South Korea / 달리기 수필 박영숙영 2016.04.29 299
1092 파도 하늘호수 2016.04.22 158
1091 풀루메리아 꽃과 나 강민경 2016.04.10 194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