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강민경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석 달 넘게
계절이 다 가도록 갈증에 시달리더니
벌컥벌컥 단물을 들이켠다.
풀들이 일어서고
나무들이 춤을 추고
사방으로 치닫는 저 생기
바위산이기에 더욱 새파랗다.
죽는 줄만 알았는데
이제는 끝인가 싶었는데
절망의 끝에서 이는 이 기쁨
끝까지 놓지 않고 기다렸던 믿음 덕이라고
하늘이 말한다
위하여 눈물을 흘리시며
산천초목뿐만 아니라 내 마음도
깨끗이 씻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