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1 08:43

가슴으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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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찍는 사진/강민경

 

 

찰칵찰칵

요즘은 전화기에 카메라가 있어

아무 데서나 아무것이나 잘 찍습니다

 

사람, 풍경뿐만 아니라

메모도 찍고 동영상을 만들고

그러다 보니 과부화가 되어

소화가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아,

기억은 있는데

언제쯤 어느 구석에 찍혀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찾질 못합니다

 

치매일까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만나는 수많은 사람,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몇 안 되니

이제는 가슴으로 찍으렵니다

 

꼭 끌어안고 힘 보태고

느닷없이 달려들어 키스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면

날마다 나를 꺼내 보겠지요

 

찰칵찰칵

그 방법으로는 찍히지 않습니다

가슴으로 찍어야 진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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