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95 | 시 | 밤바다 2 | 하늘호수 | 2017.09.23 | 175 |
1294 | 시 | 전자기기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11 | 175 |
1293 | 시 |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 정용진 | 2019.03.02 | 175 |
1292 | 시조 | 퍼즐 puzzle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25 | 175 |
1291 | 시 | 천진한 녀석들 1 | 유진왕 | 2021.08.03 | 175 |
1290 | 시 | 드레스 폼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11.16 | 175 |
1289 | 잔설 | 강민경 | 2006.03.11 | 176 | |
1288 | 11월 새벽 | 이은상 | 2006.05.05 | 176 | |
1287 | 노시인 <1> | 지희선 | 2007.03.11 | 176 | |
1286 | 수필 | 봄날의 기억-성민희 | 오연희 | 2016.02.01 | 176 |
1285 | 시 | 틈(1) | 강민경 | 2015.12.19 | 176 |
1284 | 시 | 거리의 악사 | 강민경 | 2018.01.22 | 176 |
1283 | 시 | 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09 | 176 |
1282 | 시 | 바다의 눈 | 강민경 | 2019.08.30 | 176 |
1281 | 시 | 미개한 집착 1 | 유진왕 | 2021.07.13 | 176 |
1280 | 시 | 처음 가는 길 1 | 유진왕 | 2021.07.26 | 176 |
1279 | 봄 | 성백군 | 2006.04.19 | 177 | |
1278 | 민들레 | 강민경 | 2008.09.14 | 177 | |
1277 | 희망은 있다 | 강민경 | 2012.12.26 | 177 | |
1276 | 시 | 이웃 바로 세우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27 | 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