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
비우면 죽는다고
-
비와의 대화
-
비와 외로움
-
비빔밥
-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
비듬나물에 대한 추억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비 냄새
-
비 / 천숙녀
-
불편한 관계/강민경
-
불타는 물기둥
-
불청객
-
불안
-
불멸의 하루
-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니
-
불끈 솟아도 / 천숙녀
-
불꽃놀이(Fireworks) / 성백군
-
불꽃 놀이
-
불꽃 나무
-
불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