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12 12:56

바람

조회 수 110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언젠가 산길을 걷다가
바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그 자체로서 그를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길섶에 우뚝 선 나뭇잎이 살랑대거나
목이 긴 원추리가 흔들거리는 것을 통해 비로소 바람을
보았던 것이지요. 땀으로 젖은 내 살갗에 바람이
닿았을 때 이윽고 그가 바람이 되었듯이 사람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나 이외의 또 다른
사람이 있어야만 그제야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겠지요.


- 이지누의《우연히 만나 새로 사귄 풍경》중에서-


* 사람도 바람입니다.
때론 솜털처럼, 때론 태풍처럼 불어와
살갗을 건들고 마음을 흔드는 당신이 나의 바람입니다.
당신을 통해 사랑을 배웠고 아픔과 그리움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내게 불어와 비로소 내가 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바람입니다. 무시로 나를 흔들어 떨게 하는
모진 마력의 바람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0 동찬씨 편지 김영교 2003.03.15 157
189 몽생미셸 (Mont St. Michel) 오장환선배 2006.10.16 157
188 노인문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바꾸어야 김영교 2007.10.07 157
187 처음처럼 / 신영복 김영교 2008.10.23 158
186 주기도문 김영교 2003.04.03 159
185 납골묘 세우는 문중 는다 남정 2007.11.15 159
184 부재중에 기달려준 편지 2신 김영교 2007.12.26 159
183 김영교 2008.06.25 159
182 밑바닥에서 우뚝 서기 고아의 편지 2005.09.15 160
181 포트랜드에서 온 편지 2/21/07 김영교 2007.02.12 161
180 씨뿌리는 법칙 김영교 2007.11.14 161
179 치매와 건망증 김영교 2005.04.29 162
178 두 죄수와 두 형제 김영교 2007.11.07 162
177 비우는 연습 김영교 2008.07.17 162
176 원고청탁 김영교펌 2008.03.14 162
175 나팔꽃 김영교 2006.10.16 163
174 50주년에/김영교 김영교 2008.10.01 163
173 누로《사막의 새벽> by 와리스 디리 김영교 2007.10.22 164
172 5월의 메르/유봉희 나암정 2008.05.06 164
171 삶의 종점에서 김영교 2007.11.07 166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0 Next
/ 3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8
어제:
47
전체:
649,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