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발도 없이 앞장서서
흔드는 너의 손짓에
항상 취하는 나
잡을 수도 볼 수 없는
수 십 년이 지난 동거
오늘
너의 실존에 비틀 거린다
꼭 껴안고 물기를 털어준다
갓 감은 손녀의 윤기 도는 머리
레몬 숲이 일렁인다
과수원을 돌아 아랫마을로 가는 바람
그 높은 곳을 지나
정면에 놓인 작은 초인종
누르기만 하면
통로를 따라
지하실에서도 달려 나와
반가워
집안 전체가 벌렁 거린다
동네 어구 길목마다
모양도 형체도 없이 가득하기만 한
너울
잠들어 있는 나의 호흡을
고르게 깨우는 방향(芳香)
길을 잃지 않는 행보가 나를 미치게 한다
흐르기 시작하면
길게 누운 마을의 관절이, 마디가,
근육마저 움직이며 일어나
깊은 산 계곡을
뒤도 안돌아 보고 줄지어 넘어간다
너 안에 내가 사는 길.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50 | 꿈 | 김영교 | 2006.01.27 | 74 |
249 | 재혼 이야기 | 김영교 | 2006.01.27 | 107 |
248 | 웃음요법 | 현정일 | 2006.01.25 | 64 |
247 | 강교자님의 편지 | 김영교 | 2006.01.23 | 90 |
246 | 마음이 따뜻한 선물, 감자가 아니고... | 김영교 | 2006.01.23 | 110 |
245 | 죽음, 그 미지의 세계 | 김영교 | 2006.01.22 | 81 |
244 | 피아노를 껴안은 여인의 등은... | 김영교 | 2006.01.19 | 222 |
243 | 백우석의 줄기세포 | 남정 | 2006.01.06 | 104 |
242 | 첫 단추를 잘 채워야 | 김영교 | 2006.01.06 | 122 |
241 | 장영희 문학강의 참석 감사드립니다 | 김영교 | 2006.01.06 | 406 |
240 | 주는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 김영교 | 2006.01.04 | 138 |
» | 형체도 없는 것이 1 | 김영교 | 2006.01.03 | 71 |
238 |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 | 11-고부 | 2006.01.03 | 96 |
237 | 세상에서 장 무서운것 | 김영교 | 2006.01.02 | 86 |
236 | 한 날에 진정한 감사 | 김영교 | 2006.01.02 | 150 |
235 | 문우생일까지 챙기고 글은 언제쓰시나? | 갸우뚱여사 | 2005.12.18 | 108 |
234 | 연하장의 설경 by 김영교 | 김영교 | 2005.12.17 | 107 |
233 | 눈이 되어 누운 물이 되어 | 김영교 | 2005.12.17 | 167 |
232 | 문우생일까지 챙긴 수필밤 | 김영교 | 2005.12.17 | 70 |
231 | Facts about Water | patt Hyat | 2005.12.08 | 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