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김추인
문을 나서면 문득
지도보다 먼저
길이 내 곁으로 다가서며
너 어디 갈래? 묻는다
못 들은 척 호주머니나 뒤적뒤적 딴청이면
그래 그래 그래
길이 그냥 길을 내준다
슬픈 날은 슬픔 쪽으로
쓸쓸한 날은 길도 안 난 산기슭
아직 읽어내지 못한 내 이승의 끄트머릴
힐끗 보여주기도 하면서
억새바람뒤로 희끄므레 돌아도 가면서
그래 그래 그래
끄덕이며 길을 내준다
수신된 메시지 하나 없이
억수 쏟아지고 사무치는 날
문 밖에 서면
너 어디 갈래? 묻지도 않고
젖은 골목길이 추적추적 따라온다
구부정 한 그의 어깨도 흐림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0 | 풍경은 혼자 울지 않는다 | 김영교 | 2005.12.03 | 176 |
229 | 별 | 김영교 | 2005.11.29 | 70 |
228 | 나무 | 남정 | 2005.11.24 | 51 |
227 | 부모라는 거울 | 고도원 | 2005.11.14 | 79 |
226 | 거꾸로 가는 교회들 | 회심11-5-05 | 2005.11.05 | 130 |
225 | 그리움으로 | 김영교 | 2005.10.29 | 106 |
224 | 사람의 손 때 | 김영교 | 2005.10.27 | 208 |
223 | 행복의 주인공이 되려면 | 이민자 | 2005.10.23 | 112 |
222 | 원고청탁편지 | 김영교 | 2005.10.15 | 131 |
221 | 윤모 | 김영교 | 2005.10.15 | 96 |
220 | 윤모촌 수필가 타계 | 김영교 | 2005.10.15 | 224 |
219 | 그곳에 가면 | 김영교 | 2005.10.08 | 80 |
218 | 사진반에서(편지) | 김영교 | 2005.10.04 | 92 |
217 | 인생의 지도 | 고아의 편지 | 2005.10.03 | 86 |
216 | 나무 | 김영교 | 2005.09.25 | 63 |
215 | 장수를 위한 열가지 습관 | 김영교 | 2005.09.25 | 76 |
214 | 밑바닥에서 우뚝 서기 | 고아의 편지 | 2005.09.15 | 160 |
213 | 가을사랑 | 남정 | 2005.09.12 | 96 |
212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칙 | 데일 카네기 | 2005.09.09 | 106 |
211 | 삼경차(三經茶 | 고아의 편지 | 2005.09.08 | 2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