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4 01:09

용서의 강/김영교

조회 수 206 추천 수 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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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다툰 다음 날도 고속도로를 달린다 잠을 설쳐 무거운 어깨에 쏟아지는 빛살 뜨겁게 샤워를 한다 도로에 쓸려가는 이민의 고달픈 찌꺼기 때 속도에 매달려 차창을 달리는 고향생각 좁아진 가슴은 살아남으려 발톱 세운 독수리 일터를 향해 돌진할 수 있는 방향 감각 아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치통없이 마주한다 어깨를 누르던 피로 아내를 이기려 했던 부끄러운 자아 안개처럼 사라지고 목구멍 까지 차오르는 감사가 나를 행군다 아내를 위해서 보다 나를 위해서 필요한 화해의 샤워 목숨같은 책 한 권 살갗에 붙어있는 죄 속성과 의식 흔들어 털고 씻어 탕감해주는 유일한 길 임울 돌아 선 자리 투명한 눈물 안으로 흐른다 강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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