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이민 34년
서툰 우리 말을 당연히 여겨
탓 한 일이 없는데
잔뼈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뜬금없이 엄마 얼굴을 마주하고
참깨와 함께는 어떻게 다르지요 라고
물어 올 때면
확확 닳아 오르는 가슴 속, 요동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구심점이
올곧게 박혀 있음의 확인이랄까
맵고 짠, 어쩐지 서러운 바람 헤쳐내다
알게 모르게 못 다 푼 매듭이었을까
설명 안 해도 될 말까지 부풀려
너스레까지 느는 내 순정에
짜증스러워 않는 대견스런 아이들이
축축이 젖은 눈 안으로 들어와
촘촘한 잔주름이 일어선다
미국인 같은 한국인의 어정쩡함을
확 거둬 낸 것 같은 시원스러움에
가슴 훈훈하고, 순간일지라도
이방인이라는 낱말을 거둬낸다
집집이 소식 전하는
우체부의 변함없는 발걸음처럼
마음 구석구석 추스르는 내일이 따뜻하다
시
2014.02.25 19:4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4 | 시 | 상현달 | 강민경 | 2017.11.20 | 226 |
873 | 시 | 밑줄 짝 긋고 | 강민경 | 2019.08.17 | 226 |
872 | 네가 올까 | 유성룡 | 2006.03.28 | 227 | |
871 | 귀향 | 강민경 | 2006.05.29 | 227 | |
870 | 시 | 입동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13 | 227 |
869 | 시 | 그만큼만 | 작은나무 | 2019.05.15 | 227 |
868 | 아픔이 올 때에 | 김사빈 | 2007.09.11 | 228 | |
867 | 가시내 | 이월란 | 2008.03.13 | 228 | |
866 | 시 | 복숭아꽃/정용진 | 정용진 | 2015.03.24 | 228 |
865 | 시 | 노숙자의 봄 바다 | 강민경 | 2018.04.11 | 228 |
864 | 시 | 단풍잎 예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15 | 228 |
863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28 |
862 | 시 | 주차장에서 | 강민경 | 2016.05.17 | 228 |
861 | 시 | 나뭇잎에 새긴 연서 | 강민경 | 2016.07.16 | 228 |
860 | 시 |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 하늘호수 | 2017.09.16 | 228 |
859 | 시 |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8.23 | 228 |
858 | 地久 | 천일칠 | 2007.03.08 | 229 | |
857 | 기타 | 공전과 자전 / 펌글/ 박영숙영 | 박영숙영 | 2020.12.13 | 229 |
856 | 시 | 세상인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4.05 | 229 |
855 | 산수유 움직이고 | 서 량 | 2005.03.28 | 230 |